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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불출마 의원들 지역구, 누가 노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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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는 지난달 21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의 지역구인 충남 홍성-예산에는 서상목 전 보건복지부 장관(64·13~15대 국회의원)이 선진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서 전 장관은 이 전 대표의 최측근이다. 1997년 대선 당시 국세청을 통해 대선자금을 모금했다는 혐의로 2004년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표의 한 측근은 14일 “서 전 장관에게 지역구를 물려주려는 건 정치도의에 어긋난다”며 탈당하기도 했다.

이 지역엔 한나라당 홍문표 최고위원, 민주당 정보영 전 홍성군의회 의원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들의 ‘지역구 물려주기’는 이뿐이 아니다. 현역 의원 중 최고령(80세)인 이용희 의원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아들 이재한(48)씨가 이 의원 지역구(충북 보은-옥천-영동)에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 의원은 아들을 위해 선진당을 탈당, 10일 민주당에 복당했다. 이 의원을 따라 이 지역 내 기초자치단체장·광역의원·기초의원들도 선진당을 떠나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에는 김 전 의장의 정무비서관 출신 김상호씨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들 외에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 중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포항 남-울릉)엔 박근혜계 인사인 김형태 전 KBS국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눈길을 끈다. 김 전 국장 외에도 이곳엔 김순견 동국대 겸임교수가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민주당 허대만 전 포항시의회 의원, 무소속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예비후보로 나섰다.

 민주당 출신 장세환 의원 지역인 전주 완산 을엔 이상직 이스타항공그룹 회장과 김완자 전 참교육학부모회 회장, 최형재 전 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가 도전장을 냈다. 한나라당에선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통합진보당은 이광철 전 의원이 각각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서울로 지역구를 옮기는 민주당 출신 정세균(진안-무주-장수-임실), 김효석(담양-곡성-구례) 의원 지역엔 그 자리를 따내기 위한 같은 당 출신 정치인들이 4~5명씩 몰려 불꽃이 튀고 있다. 그러나 대구로 떠나는 김부겸 의원(경기 군포)은 아직 ‘후계자’를 찾지 못한 모습이다. 이 지역엔 한나라당 측이 3명(금병찬 전 여의도연구소 위원·유영하 전 인천지검 검사·지석모 전 자유총연맹 지회장)이나 등록한 반면 민주당 출신은 등록하지 않았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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