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방송시대 개막]-①디지털 TV 개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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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디지털 TV방송이 내달부터 본격적인 시험방송에 들어가면서 방송분야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방송은 내년 하반기부터 지상파TV와 위성TV를 중심으로 디지털방송시대에 본격 진입하게 되며 2002년이면 케이블TV와 데이터방송도 디지털화하고 나아가 2003년에는 디지털라디오까지 등장할 예정이다.

유.무선 통신기술과 접목돼 IT(정보기술)의 경계를 확장시키고 있는 디지털방송은 산업 및 생활 전반에 혁명적 변화를 몰고옴으로써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의 대변환을 재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TV의 개념, 디지털 지상파TV 도입 추진현황 및 계획, 국내 기술현황 등을 시리즈(3회)로 짚어본다.

디지털 TV는 현행 아날로그TV와 달리 영상.음성 등 모든 신호를 0과 1의 조합으로 구성되는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고 이를 압축해 보내는 방식이다. 디지털TV는 아날로그TV에 비해 잡음에 강하고 화면겹침(Ghost)를 줄일 수 있으며 전송과정에서 발생할 신호오류를 자동으로 교정하고 정보의 손실없이 신호를 압축해 보다 많은 정보량을 전송한다.

따라서 기존 TV 1개 채널(6㎒)을 갖고 영화수준의 고화질과 CD수준의 음질을 제공하는 고화질TV(HDTV) 1개 채널 또는 이보다 화질이 약간 떨어지는 표준형TV(SDTV:Standard Definition TV) 3-5개 채널이 가능하다. 디지털TV는 음성.영상외에 증권.교통.뉴스 등의 데이터도 제공할 수 있으며 PC등 디지털화된 다른 통신미디어와 접속.연계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 TV에서 인터넷 검색, 전자상거래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디지털TV를 보다가 여자 탤런트가 걸고 있는 목걸이가 예뻐 목걸이 부분을 클릭할 경우 곧바로 인터넷상에서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고, 자신이 보고싶은 프로그램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시청할 수 있게 된다.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TV를 통해 이같은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세계 주요 각국은 TV를 미래 지식정보화사회의 핵심 인프라로 인식하고 디지털로의 전환을 추진중이다.

이미 미국과 영국에서는 98년에 디지털TV를 방영했으며 일본.독일.프랑스 등은 금년중 본격 방영할 예정이다. 우리도 산업화에 뒤지는 바람에 겪었던 지난 100년간의 불행한 역사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디지털시대 개막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지난 93년부터 정부와 업체가 공동으로 1천24억원을 투자해 HDTV 수상기를 개발,현재 미국등에 수출하는 등 디지털TV 수상기의 경우 컬러TV에서 확보한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방송장비 분야는 미국, 일본 등에 비해 기술개발이 계속 필요하지만 거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아날로그 TV보다 훨씬 개선된 상태이다.

정보통신부는 디지털TV가 관련산업에 대한 산업.경제적 파급효과에서 컬러TV보다 2배 이상의 효과를 갖고 있어 오는 201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이 현재 컬러TV 점유율보다 약간 높은 25%정도만 우리 기업들이 차지해도 연간 1천540억달러 수출과 9만여명의 신규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통부는 지상파TV의 경우 지난 97년말 미국식 방식인 ATSC로 방송표준을 결정했으며 CATV와 디지털라디오도 금년중 표준을 선정한 뒤 내년에 지상파TV와 위성방송, 2002년에 CATV와 데이터방송 그리고 2003년에 디지털라디오를 본격 도입할 계획이다.

이 경우 우리나라는 지상파, 위성, 유선방송, 데이터방송, 라디오 등과 같은 방송들이 엇비슷한 시기에 동시에 디지털방송화하는 전세계 유일한 국가가 될 전망이다. 정통부 황중연 전파방송관리국장은 "컬러TV 도입이 일본(60년), 대만(69년)에 비해 10-20년 뒤짐에 따라 대만을 따라잡는데만 8년이 소요됐을 뿐 아니라 광고산업, 프로그램산업, 디자인산업 등도 열세를 보였다"며 "CDMA 등 통신부문의 디지털화를 빠르게 추진해 성공한 것과 같이 방송부문 디지털화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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