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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재테크 MVP는 차ETF·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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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2011년 자산시장 최고 승자는?

자동차 상장지수펀드(ETF)다. 올 들어서 13일까지 ‘삼성KODEX자동차ETF’는 25%의 수익을 거뒀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지역별·유형별 등을 망라한 모든 공모형 펀드는 물론이고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증시 및 원자재 상승률을 웃돈다. 이 ETF는 거래소 시장의 업종 분류 가운데 ‘운수장비업’에 속한 자동차 관련 종목과 자동차 관련 매출 비중이 높은(30% 이상) 종목으로 구성됐다. 현재 현대차(26%)·현대모비스(22%)·기아차(20%) 등을 주로 편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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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 매니저는 “현대기아차그룹 등 자동차 관련 기업의 실적이 좋고, 환율도 우호적이어서 좋은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도 자동차 업종이 유망해 보인다”며 “개별 종목보다는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고 거래세(매도 시 거래액의 0.3%)를 안 내도 되는 자동차 ETF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세이프밸런스2’는 올 들어 2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동차ETF를 빼면 2011년 펀드 부문의 ‘위너’다. 국내 주식형 펀드(-9.1%)는 물론이고, 국내 혼합형 펀드(-1.6%)보다 성과가 낫다. 이 펀드는 채권에 50% 이상을 투자하면서 한국항공우주·신세계인터내셔날 등 공모주에 투자한다. 채권으로 수익률 안전망을 깔고, 공모주로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다. 반면 펀드 부문 ‘루저’는 ‘삼성KODEX증권주ETF’다. 올 들어 원금의 41%를 까먹었다.

  원자재 시장에선 금이 두각을 나타냈다. 연초 이후 15% 올랐다. 8월 말 한때는 온스(31.1g)당 19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장 불안으로 안전자산에 돈이 몰리고, 각국 중앙은행이 외환보유 수단으로 금을 사들였으며, 금을 좋아하는 중국·인도의 중산층이 늘어난 데다, 금ETF 등 투자 수단이 다양화됐기 때문이다. 수키 쿠퍼 바클레이즈캐피털 귀금속 애널리스트는 “저금리, 인플레이션 압력 등이 내년에도 금값을 밀어올려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자재 루저는 밀(소맥)이다. 올 들어 25% 넘게 떨어졌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수요 둔화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대 구리 수요국 가운데 하나인 중국의 경기가 둔화되면서 구리값도 21.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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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지난해 74% 급등했던 은값은 올해는 소폭 내렸다. 지난해 48% 수익률로 펀드 부문 승자였던 ‘프랭클린템플턴포커스주식펀드’는 올 들어서는 7% 하락했다. 페루 증시는 올해 16% 하락했지만 지난해에는 58% 상승했다. 지난해 승자가 올해의 승자는 아니었던 셈이다.

양은희 한국투자증권 WM컨설팅부 차장은 “과거 수익률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백미러를 보고 운전하는 것과 같다”며 “투자상품을 고를 때는 금융시장 환경과 자신의 투자 목적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주식시장 부문의 승자는 미국이다. 미 다우존스 지수는 올 들어 3.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시장(MSCI글로벌)은 11%, 신흥시장(MSCI이머징)은 평균 20% 넘게 떨어졌다. 8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등 악재가 겹쳤지만 미 증시는 꿋꿋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미국 경기는 나빠도 애플·구글·맥도날드 등 미국 기업들은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내고 있다”며 “기업 실적이 워낙 좋아 주가가 쉽게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업종 가운데 금융업의 비중이 작은 것도 상대적으로 다우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국을 빼고 올 들어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을 낸 시장은 인도네시아다. 1.6% 올랐다. 2009년 이후 경제 성장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정부 부채 규모도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서동필 연구위원은 “2분기에는 외국인 직접투자(FDI) 금액이 52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들도 인도네시아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증시는 지난해에도 40% 넘게 올라 2년 연속 위너의 자리를 지켰다. 최대 ‘루저’는 그리스다. 유럽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만큼 53.6% 하락했다. ‘아랍의 봄’이 시작됐던 이집트 증시도 정치적 혼란 속에 45% 떨어졌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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