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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 매수시점은 D램 가격 재상승 이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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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경기 정점논란 증권시장의 주요 변수로

미국의 경기 연착륙 논쟁에 이어 국내경기 정점논란이 하반기 증권시장의 주요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서머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현대그룹 유동성 문제로 무너지면서 증권시장이 다시 700선대로 하락한 상황에서 경기정점 논란은 새로운 불안요인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5월의 하락기에는 증권시장 자체의 수급 구조상의 문제가 그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시간적 조정기만 넘어서면 시장이 곧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상존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시장 하락은 보다 근본적인 경기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그 배경이 되고 있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는 이제는 자금시장 경색보다는 이곳에서 먼저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시장 경색은 경기가 좋아지면 쉽게 해소될 수 있지만 반대로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하면 자금경색 해소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의 쌀' D램과 유가동향이 하반기 시장 좌우

수출 의존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국내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D램 가격과 유가의 동향이 증권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IMF이후 증권시장에서 주요변수가 되왔던 환율, 금리 등과는 다른 실물경제가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D램가격과 유가의 향후 움직임에 따라 하반기 증권시장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D램 가격 동향 및 수급이 중요한 것은 국내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대에 이르고 있어 국제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과 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가비중이 17~19%대라는 점 때문이다.

유가의 동향이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은 작년 4분기 이후 급등한 국제 유가가 국내 생산비용에 반영되기 시작, 이제는 물가상승의 주요변수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D램이나 유류 수요는 전통적으로 상반기 약세, 하반기 강세이고 6~8월은 특히 비수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D램의 경우 전자, 정보통신, 인터넷산업이 급성장하면서 1~2월의 일시적 가격조정에서 벗어나 다시 3월부터 가격상승이 이어지는 이변이 나타났었고, 국제 유가는 중동 산유국들이 동남아 외환위기 이후 재정적 압박을 해소하기위해 공급물량을 축소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최근 중동 산유국들은 약 3분기에 걸친 산유량 조절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재정적 어려움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고 배럴당 30달러 이상 고유가는 산유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약화(대체 에너지 개발 촉진유발)시키는 빌미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산유량 조절을 위한 결속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유가는 가격 측면에서 정점은 지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점차 우세해지고 있다.

D램 가격 하락은 주제품 전환기의 일시적 가격조정

D램의 경우 7월 들어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수요자체는 여전히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하절기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주목할 점은 현재의 D램 가격의 하락이 수급상의 문제로 발생한 것이지 아니면 연초처럼 지나친 가격 속등에 따른 수요가의 탄력성 때문에 발생한 가격조정인지가 분명치 않다는 점이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64MD램 가격은 예상 밖의 장기간 수명을 누려왔으나 세계 최대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의 128MD램 생산라인의 증설 완공이 임박하고 있고 윈도2000의 순조로운 보급이 전망됨에 따라 제품 비트 크로스(bit-cross)에 의한 가격조정국면이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즉, D램의 가격하락은 수급측면의 공급과잉 조짐보다는 128MD램이 시장 주제품으로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가격조정이 나타나는 상황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적극적 매수 시점은 D램 가격 재상승 이후

D램과 유가는 실물경제의 중요한 '산업의 쌀'과 같은 부문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증권시장에서 주요변수로 환율, 금리, 자금 등 금융 변수에서 D램과 유가 등 실물경제 변수가 보다 주요한 변수로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중 국내 경제의 가장 큰 축을 형성하고 있는 반도체산업이 시장의 밑바탕이 될 수 있느냐가 우선 검증되어야 할 것이다.

하반기 증권시장의 흐름은 D램가격의 흐름이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때까지는 850선의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며 시장의 적극적 매수는 D램 가격의 재상승전까지는 유보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KGI증권 리서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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