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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내신 절대평가, 특목·자율고 불이익 줄어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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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3일 서울 서초동 메가스터디학원에서 열린 자연계 최상위권 수험생 대상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중 1이 고교생이 되는 2014학년도부터 고교 내신 평가 방식이 절대평가로 바뀐다. 2005년 학년 석차를 9등급으로 나누는 상대평가가 도입된 지 9년 만이다. 새 내신제도는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석차등급을 빼고 대신 과목별로 6단계 성취도(A-B-C-D-E-F)를 적는다. 2017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된다. 하지만 내신 절대평가제는 특목고생에게 유리한 사실상의 ‘고교등급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설동근 제1차관은 13일 이 같은 내용의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설 차관은 “현행 9등급제가 등수에 따라 학생을 줄 세워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고,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을까 봐 적성과 진로에 맞는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2009 개정교육과정이 고교 전 학년에 적용되는 2014년부터는 영어·수학 심화과목 등 다양한 수업이 실시돼 절대평가 전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습 비중이 높은 마이스터고·특성화고는 실무 위주 교육을 강화하려고 내년 1학기부터 절대평가제가 도입된다. 현재 과목별 석차를 적는 중학교 학생부도 내년 신입생(현재 초등 6)부터 바뀐다. 현행 수·우·미·양·가 대신 A-B-C-D-E-(F)가 쓰이며 고교와 마찬가지로 원점수·과목평균·표준점수를 병기한다.

 -절대평가는 과거 ‘수·우·미·양·가’ 제도와 다른가.

 “성적표기 방법이 ‘A-B-C-D-E-(F)’로 바뀐다. 학교 내 순위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 게 아니라 학업성취도 90% 이상이면 모두 A, 80% 이상이면 B를 받는 절대평가여서 기본적으로 비슷하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많은 학교에 다니면 내신에서 불이익을 보던 현상이 대폭 줄어든다. 특목고·자율형사립고에 학생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절대평가 때 내신 부풀리기가 심각했는데.

 “석차등급이 없어지는 대신 원점수와 과목평균, 표준편차는 그대로 학생부에 표기된다. 교과부는 전국 고교의 수능 성적과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도 공개되기 때문에 각 대학이 성적 부풀리기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각 학교의 성취도별 학생분포 등도 학교알리미사이트에 공개해 평가를 받게 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사들은 시험 문제를 쉽게 내지 않으면 학부모들이 반발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대학은 어떻게 내신을 반영하나.

 “새 절대평가 결과는 2017학년도부터 대입에 적용된다. 대학에 따라 절대평가 성취도만 반영할 수도 있고, 고교별 수준을 활용한 표준화 점수를 산출해 사용할 수도 있다. 대학이 마음만 먹으면 전국 고교의 줄세우기도 가능해 ‘고교등급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성취도만 반영하는 대학이 많으면 내신 부풀리기가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2014학년도부터 수능이 수준별 2단계로 바뀌고 고교 졸업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 등 다양한 전형안을 만들 수 있어 내신이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은 적용 시점에 가봐야 알 수 있다.”

 -중학교 학생부는 어떻게 바뀌나.

 “고교 성적 기재 방식과 일관성이 있도록 하기 위해 내년 신입생부터 과목별 석차를 삭제한다. 현재 중학교 재학생은 변화가 없다.”

 김성탁 기자

성취도 A-B-C-D-E-F 6단계
원점수·과목평균·표준편차는 유지
“적성·진로 맞게 과목 선택하고 학생 간 과도한 경쟁 줄일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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