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장기 사람 이식 돌파구 마련

중앙일보

입력

영국 과학자들이 동물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할때 가장 문제가 되는 거부반응과 면역체계 약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일 보도했다.

런던 해머스미스병원 연구팀은 인체 면역체계가 이식된 외부 장기를 거부하는 것을 예방하고 면역체계가 약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 장기를 이식할 경우 환자의 면역체계는 이식된 장기를 외부 물질로 인식, 공격하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일어나며 이 거부반응을 없애기 위해 다량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게된다.

그러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면 거부반응은 완화시킬 수 있으나 환자의 면역기능이 크게 약화돼 외부 감염이나 질병에 노출되는 문제가 생긴다. 해머스미스병원 연구팀은 환자의 세포와 이식된 장기 세포 사이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분자 상호작용을 억제함으로써 거부반응을 막는데 성공했다.

이는 곧 인체가 이식된 장기를 더이상 외부 물질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 거부반응 때문에 동물장기를 이식받지 못하던 수천명의 환자가 장기를 이식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의 면역학 교수인 로버트 레츨러는 "췌장 세포를 이용한 첫 실험 모델에서 성공을 거두고 현재 이를 더욱 복잡한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며 "이 연구결과가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이식학회 회장인 앤드루 브래들리 교수는 "동물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할때 가장 큰 걸림돌은 면역체계에 의한 거부반응"이라며 "지난 5년간 거부반응이 어느정도 해결됐기 때문에 이제는 감염과 같은 새로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은 몇년이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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