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대장 일행 하산길서 곤욕

중앙일보

입력

유한규 원정대장과 한왕룡 대원이 캠프4를 출발한 지 18시간 30분만에 정상을 밟고 무사히 캠프4까지 내려왔다.

31일 정상등정을 위해 캠프4를 출발한 등정조 중 엄대장은 오전 10시15분(이하 한국시간-파키스탄시간 오전 6시15분)
셰르파와 함께 정상에 올랐고 40여분 뒤 박무택 대원이 정상에서 엄대장과 등정의 감격을나눴다.

그리고 오전 11시20분쯤 하산을 시작했다. 뒤를 이어 모상현 대원도 정상을 밟고 하산했다. 그러나 8천4백m에서 레큐레이터 고장으로 등반을 한 한왕룡 대원은 무산소로 유대장과 오후 1시45분
등정했다.

이들 두사람은 약 50분간 사진 촬영을 하고 오후 2시30분쯤 하산길에 나섰다.

그러나 이때부터 날씨가 나빠지기 시작하고 정상부근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눈보라가 몰아쳤다. 먼저 하산한 엄대장과 박대원은 캠프4에서 유대장과 한대원을 기다렸고 모대원은 셰르파와 함께 캠프3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6시간동안 캠프4와 베이스캠프에 있던 대원들은 나중에 하산한 유대장과 한대원이 캠프4 에 도착할 때까지 한순간도 마음을 놓지 못했다.

특히 정상에서 캠프4로 내려오는 구간은 개스가 끼면 전체가 하얗게 보여 방향감각을 잃는 화이트아웃 현상으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는 곳이다. 특히 무전으로 "앞이 안보인다"는 유대장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모든 대원들은 긴장을 풀지 못했다.

유대장은 나중에는 "캠프4가 보이지 않으니 산소통을 두드려 달라"는 부탁까지 했으며 이로부터 1시간이 지나서야 무사히 캠프4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들 대원은 8월1일 베이스캠프로 모두 하산할 계획이다.

K2=김세준 기자 <s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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