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 “맘 먹었던 트로트 첫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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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미니앨범 ‘흰수염고래’로 돌아온 YB. 왼쪽부터 박태희(42·베이스), 허준(37·기타), 윤도현(39·보컬), 김진원(41·드럼), 스콧 헬로웰(34·기타). [다음기획 제공]

실연이나 사기를 당했거나, 취업시장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은 이가 YB(윤도현밴드)의 신곡 ‘흰수염고래’를 듣는다면 십중팔구 눈물을 참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노래 막판엔 ‘다시 일어나야지’라며 힘을 얻을 것이다.

 YB가 따뜻한 음악, 치유의 음악을 담은 2번째 미니앨범 ‘흰수염고래’로 돌아왔다. 3년여 간 YB 객원멤버로 활동해온 영국인 기타리스트 스콧 헬로웰은 이번 앨범에서 YB 정규 멤버로 합류했다. 록발라드 곡인 ‘흰수염고래’는 윤씨가 어느 날 TV에서 고래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만든 노래다.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힘이 센 동물이지만,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내레이션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번 앨범엔 YB가 최초로 시도한 트로트 ‘사랑은 교통사고’도 수록됐다. 남녀 간의 사랑을 ‘쌍방과실’ 등 교통사고에 비유한 가사가 재미있다. 그들을 8일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너 가는 길이 너무 지치고 힘들 때/말을 해줘 숨기지마 넌 혼자가 아니야/우리도 언젠가 흰수염고래처럼 헤엄쳐/두려움 없이 이 넓은 세상 살아갈 수 있길…’ 타이틀곡 ‘흰수염고래’는 듣는 이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고,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2006년 발표한 ‘나는 나비’ 2탄 같은 느낌이다.

 “제대로 봤다. 고단한 세상살이에 지친 청춘들이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를 바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담았다.”(윤도현)

 “새 멤버인 스콧을 빼고 다 애 아버지다. 이제는 내가 사는 세상보다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노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허준)

 - 트로트에 처음 도전했다.

 “도현이도, 나도 트로트를 좋아한다. 언젠가 트로트를 할거라고 생각했는데 때가 된거다.”(박태희)

 “지난해 라디오에서 2시간짜리 트로트 특집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방송국 자료실에서 23장짜리 트로트 전집도 빌려 들었다.”(윤도현)

 - 모두 동안이다. 비결이 뭔가.

 “무대에서 발산하니까. 우리 멤버들은 공연을 한 2주만 안 하면 얼굴이 삭는다. 하하.”(박태희)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뒤 부쩍 ‘섹시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윤도현)

 - 올해 ‘나가수’로 대중에 성큼 다가섰다.

 “ 멤버 모두를 음악적으로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 요즘엔 초등학생도 알아보고 ‘YB!’라고 환호해준다.”(김진원)

 YB는 최근 공연 횟수와 관객 수가 크게 늘었다고 했다. 3년 만에 전국투어 콘서트도 하게 됐다. 30, 31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전국투어의 ‘마침표’를 찍는다.

 “옷을 벗어서 우리 음악이 돋보일 수 있다면 벗겠습니다. 단, 100명 이상의 요청은 있어야 합니다.” 윤도현의 말에 멤버 모두는 폭소를 터뜨렸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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