祝! 마을 장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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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호 06면

몇 달 전 취재차 경주에 갔다가 짬을 내 양동마을에 들렀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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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때 묻은 툇마루가 정겹고, 마당에 빗질 자국이 선명한, 정지된 듯한 시간 속에 옛날과 오늘을 넉넉히 품고 있는 아늑하고 정갈한 곳이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람 내음이 부족했다는 점이죠. 주민들이 살고 계셨지만 왠지 데면데면했습니다.

그런데 이 마을에 생기가 돌 모양입니다. 국가지정문화재인 민속마을의 가치를 제대로 지켜나가기 위해 문화재청이 ‘마을 장인’을 7일 처음으로 지정했거든요. 김찬 문화재청장은 “지금까지는 문화재 보수·정비 등 외형적 측면에 치우친 면이 있다. 민속마을 주민 중 기·예능 보유자를 발굴, 주민들이 전통 문화를 보존하고 지켜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양동마을에는 초가장·담장장 등 2개 종목에 13명이, 안동 하회마을에는 상여장·나룻배장·가면장 등 12개 종목 28명이, 그리고 강원 고성 왕곡마을에는 2개 종목 6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분들은 앞으로 각자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실 테죠. 민속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직접 전통을 느끼고 체험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도움을 주실 테고요.

그냥 뻘쭘한 관광지가 아닌,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살가운 마을로 살아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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