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의원 보좌관, 저축은행서 1억 받은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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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검찰이 이국철(49·구속기소) SLS그룹 회장과 제일저축은행 유동천(71·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7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한나라당 이상득(76) 의원 보좌관 박모(46)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유동천(71·구속기소)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은행 퇴출을 막기 위해 박씨에게 1억원 정도를 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9일 박씨를 불러 진위 여부를 조사했다. 박씨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처남인 김재홍(71) 세방학원 이사에게 4억원을 줬다고 진술했던 인물이다.

 검찰은 박씨에 대해 “SLS 구명 로비를 해주겠다”며 이 회장에게서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씨의 영장엔 유 회장으로부터 “제일저축은행 구명 로비를 해주겠다”며 1억원 안팎을 받은 혐의도 포함했다. 박씨의 구속 여부는 10일 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된다. 검찰은 또 이상득 의원실 관계자 2명의 계좌를 통해 돈이 박씨에게 전달된 정황을 포착, 이들을 불러 조사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이날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제 보좌관의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고, 할 말을 잃었다”며 “보좌관을 잘못 관리한 도의적 책임을 크게 느끼고 있으며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박영준(51)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대한 SLS의 일본 술접대 논란과 관련해 다음주 중 박 전 차관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을 상대로 “2009년 5월 박 전 차관에게 술접대와 렌터카 등 모두 30만 엔 상당의 편의를 제공했다”는 SLS일본법인장 권모(48)씨 진술의 진위 여부를 조사한 뒤 무고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박 전 차관은 “SLS의 접대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이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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