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야 왜 안 돌아오니 … 속 타는 양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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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수산자원사업단 관계자들이 포획한 연어에서 알을 채취하고 있다.

연어 자원 늘리기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올 가을 양양 남대천 등 국내 하천으로 돌아온 연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6일 수산자원사업단 양양연어사업소에 따르면 지난 10월20일부터 양양 남대천과 고성 북천 등 사업소가 관리하는 4대 하천에서 포획한 연어는 4700여 마리다. 이는 목표 1만5250 마리의 31%에 불과하다. 지난해의 경우 1만5500여 마리가 잡혔었다. 회귀한 연어가 크게 줄자 연어사업소는 바다에서 잡은 연어 124마리를 성숙시켜 알을 채취했다. 그럼에도 연어 채란(알 채취)양은 540만개로 목표치 1280만개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어사업소는 11월 말까지였던 연어 포획기간을 15일까지 연장했다.

  사정이 이렇자 2012년 봄 연어 치어 방류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1500만 마리의 어린 연어를 방류했던 양양연어사업소는 2012년 500만 마리를 방류할 계획이다. 연어사업소는 측은 부화 중인 알이 어린 연어로 자라 방류할 때까지 최대한 잘 관리해 연어 증식사업의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양연어사업소는 올 가을 이같이 연어 포획량이 적은 것은 1차적으로 지난 2009년 치어 방류량이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회귀하는 연어 상당수가 2008년과 2009년 방류했던 치어가 성장해 회귀하지만 당시 알이 부화하는 동안 예상치 못한 바닷물 역류로 수정란 상당수가 폐사했다. 이 때문에 양양연어사업소는 2009년 치어를 예년의 30% 정도인 300만 마리 밖에 방류하지 못했다. 양양연어사업소는 이와 함께 올해 늦더위로 하천 수온이 높았던 데다 연어가 강으로 올라오는 시기인 10월 중순께 가뭄으로 수량이 적었던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내년에도 이 같은 현상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양양연어사업소 이철호 연구위원은 “내년에도 2009년 방류한 연어 일부가 돌아오는 까닭에 예년보다 포획 및 채란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연어 자원 늘리기 사업을 위해 바다에서 잡은 연어에서 채란을 늘리는 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회귀량이 줄자 연어를 관광 등 주요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양양군도 걱정이다. 양양군은 지난 10월 25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연어축제 기간 동안 바다에서 잡은 3400여 마리의 살아있는 연어를 마리당 1만5000원에 구입했다. 지난해보다 마리당 3000원 비싼 가격이다. 시장에서의 가격은 최고 2만원까지도 거래됐다. 양양에는 연어훈제 연어가스 등을 생산하는 가공회사가 지난해부터 운영되고 있다.

이찬호 기자

◆연어 증식사업=고갈되고 있는 바다 어족자원 보호 및 증식을 위해 1984년 양양연어사업소가 설립돼 1985년부터 인공부화 및 방류사업을 시작했다. 한국은 사업 성과를 인정받아 2003년 미국·캐나다·일본·러시아가 회원국으로 있는 북태평양소화성어류위원회 가입했다. 양양군은 연어축제를 여는 등 관광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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