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해군 전투준비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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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인민해방군 해군에 현대화와 더불어 전투 준비 강화를 주문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7일 보도했다. 후 주석은 6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해군 제11차 당대표대회 및 전군 무기 공작회의 대표들을 접견하고서 이같이 언급했다. 후 주석은 이 자리에서 “국가 안전을 수호하고 세계평화 유지에 더 많은 공헌을 하기 위해 해군이 군 전투 준비를 강화하고 현대화 작업을 견고하게 추진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도 겸임하고 있는 후 주석의 이 발언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중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후 주석은 지난 7월과 11월에도 군을 방문했지만 “군대의 발전과 선진 군사문화 연구에 힘쓰라”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조지 리틀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미국이 그런 것처럼 중국 역시 군사능력을 발전시킬 권리가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중국에 투명성을 되풀이해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도 “미국은 중국과의 강한 군 관계를 희망하며 아울러 투명성이 더 증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후 주석의 이번 발언에는 여러 배경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이 앞으로 해군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리제(李杰) 중국해군군사학술연구소 연구원은 후 주석 발언에 대해 “근해에서부터 원양까지 중국 해군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질적 개선’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달 서태평양에서 해군 함정 훈련을 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온 첫 항공모함 바랴크(Varyag)함의 두 번째 시험 운항에 나섰다.

후 주석의 발언은 중국이 추가로 항모 건조에 나서겠다는 시사일 수도 있다. 미 국방부는 올해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독자적으로 건조한 항모를 2015년 이후에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서 후 주석의 발언이 나왔다는 점도 주목거리다. 미국은 중국의 공세적 해양전략에 맞서 항해의 자유를 내세우며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미국은 호주에 미군기지 건설계획을 발표하고 인도네시아에 최첨단 전투기 판매를 결정하기도 했다. 미국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일본과 인도를 초청해 사실상 중국 압박에 초점이 맞춰진 첫 3국 해상안전강화 정기대화도 할 예정이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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