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게임자키 1호 고예진 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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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게임자키 선발시험에 응시하기 전까진 게임자키란 용어를 들어보지도 못했지만 막상 해보니까 너무 재미있어요. 게임을 좋아하는 만큼 정말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국내 `게임자키(Game Jockey)'' 1호로 탄생한 고예진(15)양은 일산 대진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앳된 여고생이다. 그는 29일부터 매주 토요일 11시 20분 방송되는 아리랑TV(ch50)의 게임 전문 프로그램 `엔터게임(Enter G@me)''에 게임자키로 출연, 50분 동안 오프닝 멘트에서 클로징 코멘트까지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간다.

아리랑TV가 국내 프로그램을 해외에 소개하는 외국어전문 채널인 만큼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 5살 때부터 건설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를
옮겨다니며 6년간 산 덕분에 영어구사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아리랑TV에 응시한 것도 사실은 영어전문 채널이기 때문입니다. 영어전문방송에서 게임자키로 일하게 된 것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욱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 CNN 앵커가 되는 게 장래희망이에요"

게임에 대해 그는 "게임을 너무 좋아하고 유치원 때부터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최근에는 삼국지를 가장 즐겨 하고 있고 얼마 전 출시된 디아블로 Ⅱ도 배워보려는 중"이라고 말했다. 고양은 게임자키로서 본격적인 게임 전문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각종 게임잡지를 열심히 구입해 보면서 게임과 관련된 지식을 익히고 있다고 했다.

고양은 고등학생 신분으로 방송일과 학교수업을 병행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묻자 "매주 수요일에 녹화가 있는데 일주일에 3일 정도는 방송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나머지 4일은 학교생활을 위해 투자하려고 하고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그는 교육열이 드세기로 이름난 일산의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대학입시를 위해 매주 이틀씩 수학 과외수업을 받고 있는가 하면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토플학원에도 다니고 있는 `보통 고등학생''이기도 하다.

고양이 15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방송에 데뷔하게 된 데는 여느 부모와 달리 그를 적극 밀어주는 어머니 류정근(40)씨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보통 자기 딸이 방송이나 연예일을 한다고 하면 극구 말리지만 저희 엄마는 오히려 저를 적극적으로 후원해주고 계세요. 정말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신세대
엄마시죠" 고양의 어머니는 2녀 1남 중 장녀인 딸이 장차 방송 MC나 CNN 앵커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어려서부터 승마와 수영 등을 배우게 하는 등 남다른 배려와 노력을 기울였다.

아리랑TV 게임자키로 선발된 계기도 방송계 진출을 희망하는 딸을 위해 어머니가 고양의 사진을 여러 광고제작사에 보내놓고 있었는데 한 곳에서 `아리랑TV에서 영어 잘하는 사람을 뽑고 있으니 한번 응시해보라''고 권유한 데서 비롯됐다.

앞으로의 각오를 묻자 고양은 "지난 주에 첫 녹화를 했는데 아직은 처음이라 손놀림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나중에는 PD가 `네 마음대로 해라''고 해서 제 마음대로 해버렸죠"라고 까르르 웃으면서도 "제가 원했던 것인 만큼 열심히 할 생각이예요"라며 앙증맞은 각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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