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판타애니, 관객참여 저조

중앙일보

입력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판타 애니메이션 축제. 부산은 지금 애니의 바다라지만, 실상 지금의 부산은 그야말로 피서의 계절이다. 400만의 부산시민은 다 어디로 갔는지 여전히 상영장은 한산하기만 하다.

행사장이 영화의 거리인 남포동과 거리가 멀다는 것도 이유이겠지만, 계절이 여름이라는 것이 부산이라는 지역에서는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듯 하다.

이 영화제를 프로그램한 이희석씨는 만약 서울이라면 경우가 달랐을 것이라고 한다. 부산은 다른 도시와는 달라서 모든 관심이 바다에 쏠려있다는 것이다. 바캉스로 들뜬 분위기가 영화가 있어도 잘 접근되지 못한다는 것.

그는 또 행사 준비가 미숙했다는 것도 인정한다.
"부산시와 부산방송 등과 행사개최 여부부터 시작해서 이견이 많았습니다. 영화제 개최 기간에 대해서도 말이죠. 그러다보니 행사준비기간이 길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준비기간이 길지 않은데 행사준비기간이 또 여름 휴가철이다보니 해외 작품을 섭외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새롭게 소개하는 애니메이션 작품 중 몇편이 휴가철이라는 이유로 연락이 되지않아 들여오지 못했거든요."

또 한가지는 인력문제. 그것은 바로 행사의 예산과 관련이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충분한 인력이 체계적으로 움직여주지 못했다고 한다. 홍보가 부족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회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높은 호응을 얻지못해 영화제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되는 마음도 있다. 그러나 그는 단호하게 말을 한다. 영화제는 계속 개최될 것이다 라고.

"이 행사는 계속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병행하는 페스티벌이 많은데 Fanta-Ani는 애니메이션만을 위한 독특한 행사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제작에 도움이 되는 세미나나 전문 강연회 등도 마련해 알차게 엮을 거구요."
주최측의 입장에서보면 여러가지의 아이템을 엮어 규모를 크게 하는 것을 바랄 수도 있다. 그러나 처음의 계획대로 애니메이션외의 것은 행사에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부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러 지역을 돌면서 행사를 갖는것도 생각해보았지만 지역사회에서 행사를 키우는 요즘의 추세로 봐서는 그것은 힘들지 않을까도 생각된다고.
"어쨌든 상영장은 바꿀 생각입니다. 시민회관은 시설이 그다지 좋지가 않거든요. 그리고 행시기간이 겨울이어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국내 유일의 애니메이션 전문행사로서 '판타-애니'가 애니메이션의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욱더 많은 애니메이션을 접하고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 그의 바램이자 이 행사의 취지이다.

벌써 행사가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훌륭한 관객이 좋은 작품을 부른다는 것과 올해 행사가 잘 되어야 내년 행사가 더 잘 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올해를 계기로 내년에는 더욱 알찬 행사를 기대할 수 있지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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