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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 수출 지원 금융종합센터 역할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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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우리 수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면 금융이 제대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조계륭(사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지난 30년을 수출금융 현장에서 보냈다.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맞는 감회도 그래서 남다르다. 그는 “앞으로 수출을 계속 늘려가려면 무엇보다 금융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역보험은 수출업체가 대금을 떼이거나, 수출업체에 자금을 댄 은행들이 대출금을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드는 보험이다. 무역보험의 이런 기능은 최근 대규모 플랜트 수주와 해외 자원개발 등이 늘어나며 특히 부각되고 있다. 계약 금액이 많고, 대금 지급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수주 기업이 떠안아야 할 위험부담도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우리 제조업체의 플랜트 시공능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플랜트 수출을 위한 필요조건일 뿐이다. 조 사장은 “프로젝트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요즘은 수주하려면 시공계획서뿐 아니라 자금조달 계획서를 함께 가져가야 한다”면서 “그 부분에서 선진국 경쟁업체들에 비해 취약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한 국내 주요 제조업체에 비해 금융부문은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다. 외국계 은행에 비해 규모도 작고, 대형 프로젝트 참여 경험도 많지 않다. 조 사장은 “장기적으로 우리도 대형 투자은행(IB)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토종 IB가 출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당장 국내 기업들에 ‘젖줄’ 역할을 하던 유럽계 은행들이 재정위기에 잔뜩 움츠리면서 대규모 프로젝트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조 사장은 무역보험공사가 보증 제공뿐 아니라 금융컨설팅·금융사 연계 등 ‘종합 금융센터’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이다. 조 사장은 “내년 경제상황이 불확실하고 금융사들도 위험관리에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선진국 금융권을 대신해 중동과 중국 등에서 새로운 자금 창구를 확보하기 위해 뛸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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