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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 신이 되다? 中 대륙의 마오 사당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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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이 13억 중국인의 안위를 지키는 ‘신’으로 거듭나고 있다.

마오는 미신 척결과 우상 타파에 목청을 높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일부 중국인들은 마오를 신으로 추앙하며 심지어 사당까지 만들고 있다.

쓰촨성 몐양(綿陽) 홍은사(紅恩寺)에는 마오상(像)을 모신 사당이 있다. 이 사당은 천(諶)씨 와 허(賀)씨 노부부가 지었다. 병약했던 허씨는 꿈에서 불상을 보고 허물어진 홍은사를 재건하고자 했다. 그러나 국영기업 퇴직자인 천씨는 연금을 받지 못할까봐 종교활동을 피했다. 개혁개방 후 국영기업 간부들조차 불상에 절하는 것을 보고 노부부는 1995년 주변의 도움을 받아 홍은사를 지었다. 허씨는 2006년 꿈에서 마오가 “내가 있을 곳이 없구나”라고 한탄하는 것을 보고 마오상을 사당 안에 들여 놓았다. 마오상을 모신 이유에 대해 허씨는 “물을 마실 때 우물 판 사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오가 없었으면 지금 우리가 있겠는가 ? 사당을 지은 후 건강도 좋아졌다"고 한다.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周恩來) 등 중국 건국의 지도자들이 옥황상제와 나란히 모셔져 있다

▲금색 마오상 뒤 붉은 태양이 그려져 있다

마오는 타지에 사는 녠(年)씨에 꿈에 나타나서 “홍은사에 와서 나에게 향을 피우라” 했다 한다.녠씨가 수소문 끝에 홍은사를 찾아오니 신기하게도 마오상이 있었다. 평소에는 참배객들이 10 여명에 불과하나 섣달 그믐과 정월 초하루에는 몇 십명의 참배객들이 마오상 앞에 머리를 조아린다.

▲ 마오상 앞 시주함에 돈을 넣고 있는 한 중국인

광동성 쟝먼(江門)시 신훼이(新會)구에는 주석(主席)사당이 있다. 마오 탄생 110주년인 2003년 촌민들이 20만 위안을 모아 지었다. 1990년대 초 광동의 마약중독자가 현지 인구의 15.6%에 달했다. 관음(觀音)에게는 자식 얻기를 빌고 관우(關羽)에게는 재물 얻기를 빈다. 마약 문제는 도대체 어떤 신께 빌어야 하는가? 그때 선전(深<土+川>)의 한 기사가 마오 사진 덕분에 교통사고서 목숨을 구했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졌다. 전국 기사들이 마오 사진을 부적 삼아 차에 걸어놓기 시작했다. 촌로들은 이것이 마오의 신통력이라면서 사당을 짓자고 했다.

▲사당 안의 마오상은 생전 모습처럼 중산복을 입고 있다

현지 정부는 8년 후 인터넷에 퍼진 사진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마오사당의 존재를 알았다. 현지 관원은 “마오사당 건립을 보고받았다면 절대 허가할 리 없다”고 한다. 촌민들은 “마오 주석은 신이다. 그에게 국태민안(國泰民安: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살기가 편안함)을 빈다”고 한다.

▲여행객이 마오상 앞에 향을 피우고 있다.

불완전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는 6,7개의 마오사당이 있다. 1993년 마오 탄생 100주년 즈음에 건립되기 시작했다. 중국은 예로부터 유명인의 힘을 빌어 복을 비는 실용주의적인 종교관이 만연해 있다. 삼국지의 명장 관우도 재물신으로 받들어진다. 중국 특색의 신격화 현상이 마오에게도 ‘신’이라는 새 신분을 부여한 것이다.

▲섬서성 헝산(橫山)에 있는 마오사당 중앙각(中央閣) .마오상 좌우에 저우언라이와 주더(朱德)상이모셔져 있다

▲마오상 아래 시주함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중국연구소 조선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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