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달러 이하 소형차로 신흥국 공략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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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저가차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저가차를 개발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다. 당장 수익성보다 장기적인 목표로 접근해야 한다. 인도에서 닛산 소형차 ‘마치’(1만2000달러)를 파는데 1만 달러가 넘어 인도 자국 메이커가 만든 저가차와 경쟁이 안 된다. 저가차 시장은 신흥국에서 매우 클 뿐 아니라 성장률도 높다. 인도·중국은 자동차 보급이 중하층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저가차는 닛산뿐 아니라 세계 자동차 업계의 과제다.”

 -앞으로 전기차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는데(르노-닛산은 2016년 160만 대의 전기차를 팔겠다고 도쿄 모터쇼에서 밝혔다).

 “전기차는 많이 보급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과 ‘매일 사용하는 차(Everyday car)’로 개발해야 한다. 닛산 전기차 리프는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2만 대 넘게 판매됐다. 최단 기간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다. 리프 고객들은 57만㎞를 주행하면서 300L의 화석연료를 아꼈다. 이는 7300t에 상당하는 이산화탄소가 절감됐다는 의미다. 내년 리프가 미국에서 생산되면 보급이 더 빨라질 것이다.”

닛산 전기차 리프.

 -전기차는 아직 이익이 나지 않을 텐데.

 “전기차는 미래 먹거리다. 이제 자동차 회사가 단순히 6년마다 신차를 내놓는 시대는 끝났다. 앞으로 전기차는 스마트폰과 연계하고 새로운 삶을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 커뮤니티(Smart Community)’라는 무공해 차와 사회를 만든다. 이런 전기차를 통해 어떻게 미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지, 새로운 비즈니스는 뭐가 나올지 고민해야 한다.”

 -르노삼성은 최근 3년간 적자를 내거나 영업이익률이 1% 이하로 떨어져 경영위기다.

 “주요 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하는데 엔고 영향이 크다. 르노삼성의 생산기술이 뛰어나 수요가 급증하는 중국 시장을 위한 생산 및 개발기지로 활용할 것이다. 지속적인 비용 절감과 르노-닛산 모델 가운데 한국 소비자가 좋아하는 경쟁력 있는 신차를 투입해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닛산코리아는 한·미 FTA를 이용해 미국에서 생산한 인피니티 7인승 크로스오버 JX를 내년 상반기 한국에 출시한다.”

 -현대·기아가 올해 글로벌 시장서 약진했는데.

 “디자인·퍼포먼스·성장 속도 면에서 매우 뛰어나다. 특히 원가 절감에 대단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올해 일본 자동차 산업은 여러 악재로 고생했는데 잘 극복했나.

 “올해 일본은 대지진과 엔고에 이어 태국 홍수까지 겹치면서 도쿄 모터쇼도 두 달 늦게 개최됐다. 이런 가운데 일본 국민은 강인함과 끈기, 빠른 회복 능력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닛산은 일본 빅3(도요타·혼다·닛산) 가운데 재빨리 대응에 나서 일본 이외 지역으로 부품 구입을 다변화하고 위기관리를 통해 가장 빨리 회복됐다.”

도쿄〓김태진 기자

◆카를로스 곤(Carlos Ghosn)=레바논계 부모 사이에서 1954년 브라질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최고 명문 에콜 폴리테크닉(공학 전공), 파리 광업학교를 졸업했다. 99년 르노가 닛산을 인수하면서 2001년 닛산 사장에 올랐고 2005년 르노-닛산 공동 회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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