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그린, 200m 맞대결서 중도 기권

중앙일보

입력

마이클 존슨(33)과 모리스 그린(25.이상 미국)의 `200m 세기의 대결'이 승자도 가리지 못한 채 허무하게 끝났다.

존슨과 그린은 24일(한국시간) 새크라멘토에서 막을 내린 시드니올림픽 미국육상대표선발전 남자 200m 결승에서 레이스 도중 차례로 쓰러져 우승은 커녕 티켓 확보에도 실패했다.

이로써 존슨은 올림픽 200-400m 2연패 도전이 좌절됐고 '84 LA올림픽때 칼 루이스(미국)이후 16년 만에 100-200m 석권을 노리던 그린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이번 올림픽에는 존슨은 400m와 1,600m 계주, 그린은 100m와 400m계주에만 출전한다.

두 선수간 지나친 신경전이 화를 불렀다.

후배의 `겁쟁이'라는 놀림에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던 존슨은 전날 예선경기에서 오른쪽 허벅지 근육이 뭉쳐 제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출전, 결국 출발후 80m 지점에서 왼쪽 오금에 통증을 호소하며 트랙에 쓰러졌다.

역시 예선과 준결승에서 잇따라 존슨에 패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그린도 100m 지점에서 왼쪽 허벅지를 잡으며 찡그리더니 곧 경기를 포기했다.

김빠진 남자 200m에서는 21세의 신예 존 케이펄이 올시즌 2위기록인 19초85로 우승했고 34세의 노장 플로이드 허드(19초88)와 코비 밀(19초96)이 어부지리로 올림픽 티켓을 잡았다.

특히 케이펄은 앞서 열린 준결승 1조에서 20초03으로 존슨(20초14)과 그린(20초30)을 눌러 단거리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또 다른 라이벌 대결로 관심을 모은 여자 200m 결승에서는 매리언 존스가 21초94로 잉거 밀러(22초09)를 가볍게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존스는 이로써 100m와 멀리뛰기를 포함, 대회 3관왕에 오르며 파보 누르미(핀란드)에 이어 올림픽 사상 두번째이자 여자부 첫 5관왕에 공식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한편 여자장대높이뛰기의 스테이시 드래질라는 4m63을 1차시기에 넘어 5월 애리조나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4m62)을 1㎝ 경신하며 우승했다.(새크라멘토<미 캘리포니아주>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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