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집값 상승률 역대 3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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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기자] 부산 집값이 역대 3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올해 지방 주택 매매가격이 대폭 올랐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으로 거래가 활성화된 지방 시장이 2~3년간 이 같은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4일 국민은행이 발표한 전국 주택 매매가격 증감률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부산의 집값(아파트ㆍ단독ㆍ연립 포함)은 작년 말 대비 16.3% 올랐다. 지난 1988년 19.7%와 1990년 28.3%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치다.

나머지 지방광역시와 주요 도시 집값도 일제히 올라갔다. 광주광역시는 18.2% 올라 1998년(26.6%) 이후 2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대전은 14.9%로 역대 2번째로 집값이 많이 올랐다. 목포는 17.1%, 창원은 21.0%가 각각 올라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분양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달 부산 해운대구에 공급한 `래미안해운대` 아파트는 일반 분양에서 평균 81.5대 1, 최고 252대 1의 경쟁률로 올해 전국 청약경쟁률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어진 계약에서는 3일만에 87%가 나갔다.

쌍용건설이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 분양한 `광안동 쌍용 예가 디오션` 아파트도 평균 56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된 데 이어 초기계약률 80%를 넘겼다.

반면 지난 8~10월 3개월간 꼼짝하지 않았던 서울ㆍ수도권 주택가격은 11월 들어 각각 전월 대비 0.1% 떨어지면서 4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집값은 올해 지난해보다 0.4% 오르는 데 그쳤고, 아파트만 보면 오히려 0.3% 떨어졌다.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마저 서초구와 송파구가 각각 1.2%, 0.5% 올랐을 뿐 강남구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방 부동산시장의 `이상고온` 현상의 원인으로 수급불균형을 꼽았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되레 하락

최근 수년간 지방의 전체 인구는 감소했지만 1~2인 가구가 늘면서 총 가구수는 증가해 주택 수요가 커졌는데 공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정규 동의대학교 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 2007~2008년께 부산 제조업체 가동률이 높아짐에 따라 가계소득이 늘면서 주택구매력이 올라갔는데 신규 주택공급은 끊기다시피 해 기존 주택시장에 사람들이 몰렸다"고 분석했다.

실제 부산 집값은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실수요자들이 지갑을 닫고 미분양이 쌓이면서 지방은 `건설사의 무덤`으로 통해 대다수 업체가 2~3년간 공급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셋값도 크게 올랐다. 올해 부산의 전세가격 상승률은 14.9%, 광주 18.4%, 울산 13.5%, 목포와 창원은 각각 16.3%, 17.8% 올라 전국의 평균 전세가격 상승률인 12.2%를 웃돌았다.

정부 정책과 대책도 지방 거래활성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행정수도 이전, 각종 혁신도시ㆍ기업도시ㆍ신도시 조성 등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방 부동산시장의 집값 상승세는 얼마나 더 지속될까.

강정규 교수는 "부산의 가격상승세는 지난 4월을 정점으로 꺾였다"면서도 "공급 부족으로 타 지역보다 무주택자가 많아 추가로 붐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 국제첨단산업물류도시 조성 등 개발사업으로 풀린 보상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유입돼 2014년 입주 때까지는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원갑 팀장도 "지방은 전세가에 이어 매매가가 오르는 실수요 시장이기 때문에 거품이 적어 급락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분양에서 재미를 본 건설사들이 재개발로 옮겨가면서 당분간 활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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