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 개포 울고, 반포 웃고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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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데다가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 대내외 경기 불안으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재건축 단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재건축 속도조절을 내세운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후 관망세를 유지하던 재건축 수요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에 따르면 11월4주 서울 아파트 매매변동률은 전주보다 0.0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아파트 매매가격이 0.02% 내렸고, 재건축 아파트가 0.11% 하락해 재건축 하락세가 전체 아파트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불안감 확산으로 9월 추석연휴 이후 강남권 재건축에서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10월 들어 둔화되던 하락폭은 10월 26일 박원순 서울 시장 취임 이후 다시 하락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개포지구 재건축안 보류, 대치동 은마아파트 정비계획안 주민공람 지연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서울 아파트 값의 바로미터인 강남 재건축 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는 실거주 목적보다는 투자수요 많은 편. 정부 정책이나 대외적인 변수에 민감한 만큼 최근 불거진 악재들의 영향으로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개포동 주공4단지 연초대비 20% 하락해

이처럼 재건축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가장 많이 가격이 하락한 재건축 단지는 어디일까?

중앙일보조인스랜드가 연초대비 서울 재건축 단지 매매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평균 2.07%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구별로는 ▲노원 –9.49% ▲강동 -5.68% ▲광진 –4.00% ▲영등포 –3.56% ▲강남 –2.79% ▲ 송파 –2.64% 순으로 재건축 아파트 값 하락폭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아파트 중 재건축 단지의 비중이 낮은 노원구에서는 일부 하락폭이 큰 재건축 단지 시세가 반영되면서 하락폭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노원구에 이어 고덕지구ㆍ둔촌주공 등 재건축 단지가 몰려있는 강동구의 하락폭도 컸다.

단지별로는 강남구 개포동 주공4단지 49㎡형(이하 공급면적)이 연초대비 20.9% 가격이 떨어져 재건축 단지 중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올 1월 10억원을 웃돌던 이 아파트 시세는 현재 8억원 선이다.

개포동 주공3단지 49㎡형은 1월보다 20.7% 값이 내려 9억4000만원 선. 그 뒤를 이어 19.5% 하락한 개포동 주공1단지 53㎡형이 8억775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올 1월 대비 가격 하락폭이 가장 큰 재건축 상위권을 개포 주공이 휩쓴 셈.

반면 강남권 재건축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사업 속도가 빠른 재건축 단지와 서초구 일대 재건축 단지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반분양을 한 강남구 역삼동 성보 아파트의 경우 주택형별로 연초보다 13~18% 정도 가격이 상승해 몸값이 가장 많이 뛴 재건축 단지로 조사됐다. 이 아파트 109㎡형은 18.2% 올라 현재 9억75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반포 자이 등 재건축이 완료된 신규 단지 시세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도 상승폭이 컸다.

반포 한신1차 109㎡형의 매매가격은 1월보다 11.7% 상승한 21억7500만원. 같은 평형인 반포 한신3차 역시 8.9% 값이 올라 11억60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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