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죽는 별 … 43억 광년 떨어진 우주서 포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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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감마선 폭발 상상도. 바깥쪽 넓게 퍼진 붉은색은 윗부분에서 침투한 중성자별이 흐트러뜨린 별의 대기며, 안쪽 중앙은 헬륨으로 이루어진 별의 중심핵과 중성자별이 충돌하면서(점선 부분) 여러 물질이 담배 연기처럼 퍼지는 모습이다. [미국 소노마 주립대 제공]

별은 태어난 뒤 마지막으로 한 번 폭발해 최후를 맞이한다. 그동안은 별이 초신성(超新星)으로 폭발해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되거나, 백색외성(白色矮星)으로 변하는 두 가지 죽음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신성은 늙은 별이 폭발하며 큰 에너지를 뿜어내는 현상, 백색왜성은 태양 정도 질량의 별이 죽어가며 만드는 천체를 가리킨다. 하지만 별이 두 번 폭발해 두 번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임명신 교수(左), 박수종 교수(右)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임명신(44) 교수와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박수종(44) 교수 연구팀을 포함한 미국·스페인 등 10개국 공동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25일 발견한 감마선 폭발(Gamma Ray Burst) 관측 자료를 분석한 이런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논문은 영국의 학술지 네이처 1일자에 실렸다.

 감마선 폭발은 별이 엄청난 양의 감마선 빛을 내며 폭발하는 현상인데 보통 별이 죽을 때 일어난다. 지금까지 여러 번 관찰됐으며, 지속 시간은 몇 초~몇 분에 불과했다. 감마선은 X선이나 적외선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의 일종이다.

 지구로부터 약 43억 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이번 ‘감마선 폭발’이 일어난 것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날. 맨 처음 그 폭발을 잡은 것은 미국의 스위프트 위성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GRB 101225A’라고 이름을 붙였다. 폭발 직후 세계 천문학자들은 지상 망원경으로 폭발 현장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X선·적외선 등을 포착해 분석에 들어갔다. 한국 연구팀은 자체 개발해 미 텍사스주 맥도널드 천문대에 설치한 우주 관측용 카메라 ‘시퀸(CQUEAN)’으로 관측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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