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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생명 한국서 1세기만의 '부활'

중앙일보

입력

구한말(舊韓末) 이 땅에서 영업을 시작하면서 국내 신문에 광고를 냈던 외국기업이 근 1백년 만에 광고를 다시 내고 '기업의 생명력' 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뉴욕라이프(NYL)는 외국 생명보험회사로는 처음으로 1904년 8월 10일자 대한매일신보에 생명보험 광고를 실었다.

그 후 1926년께 철수했던 뉴욕라이프는 1992년 고합과의 합작을 거쳐 지난해 10월 독자적으로 국내지사인 뉴욕생명을 만들어 다시 진출했다.

뉴욕생명은 최근 들어 신문과 잡지에 광고를 실으면서 본격적인 회사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거의 1백년 만에 국내에 다시 이 회사 광고가 등장한 셈이다.

뉴욕생명 관계자는 "1백년 동안 기업의 99%가 사라진 현실 속에서 재등장한 강인한 생명력을 고객들에게 강조함으로써 보험회사의 가장 큰 덕목인 안정성을 부각시키는 게 광고의 주요 컨셉" 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광고는 1904년도 당시 계약을 체결한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증서 양식사진과 '1백년 전 현대 문명이 깨어나기도 전에 우리나라에서 뉴욕생명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는 광고카피를 제시했다.

오랜 역사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앞으로도 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아 종신보험 보장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로 고객의 마음을 파고드는 전략인 것이다.

반면 1904년 당시 광고는 상품소개가 아닌 몇 가지 질문을 던진 것이 전부다.

'당신은 어떤 회사에 의해 실망해 본 적이 있습니까?'
'당신은 현재 생명에 위험을 받는 일에 종사하고 있지 않습니까?'
'당신은 뉴욕라이프 보험사에서 분류한 각종 위험들에 대한 대처 방안을 들어보았습니까?'
'못 들어보셨다면 당신의 신상명세를 보내주십시오' 등이 그 질문들이다.

당시 대한매일신보가 한.영 신문이었던 관계로 광고는 영어로 제작됐다.

뉴욕생명 관계자는 "1세기만에 나타난 광고는 사내외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며 "광고에 실린 회사 홈페이지 도메인을 보고 고객 문의가 쇄도해 현재 홈페이지를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임직원과 보험설계사들의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더욱 강해졌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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