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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적 아름다움' 강조한 섹시한 〈어글리 우먼〉

중앙일보

입력

이번 부천영화제 공식장편영화 경쟁부문 상영작인 〈어글리 우먼〉은 스페인 영화다. 스페인 하면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강렬한 색채나 〈야수의 날〉의 알렉스 드 이글레시아스를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진지한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결코 진중함과는 거리가 먼 〈어글리 우먼〉느낌 역시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글리 우먼〉은 제목과는 달리 다소 엉뚱하지만 자못 심각한 메시지를 담은 스릴러이다.

1982년 1월 1일 마드리드 한 병원의 신생아실. 갓 태어난 아기들을 돌보던 간호사는 참기 어려울 정도의 흉칙한 얼굴을 가진 한 여자아기를 보며 경악한다.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간호사의 얼굴이 2010년을 맞기 직전의 마드리드로 이어지고, 새해를 맞는 파티장에서 82세의 노파가 수녀복을 입은 여자괴한에게 잔인하게 살인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은 범인이 스페인 최고의 미녀 '롤라 오테로'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82년 새해 첫날 태어난 못생긴 여자아이였다는 것도. 베르너라는 과학자가 유전자 조작으로 그녀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로 바꿔놓은 것이다.

이후 롤라 오테로는 약물로 변신한 모습을 유지하며 스페인 최고의 미녀로 행세한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못생긴 얼굴로 인한 온갖 설움과 한으로 그녀는 아름다운 여자들에 대한 이유없는 적대감을 품고 있고, 과거 가면 무도회에서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으나 그녀의 가면을 벗은 모습에 도망을 친 '콰지모토' 가면의 남자를 잊지 못해 남자에게 '콰지모토' 가면을 씌워 정사를 한다.

결국 연인이었던 카사노바를 '미스 스페인'에게 빼앗긴 다음부터 '미스 스페인'의 타이틀을 가진 여성들을 차례로 살해하기에 이른다.

영화는 끊임없이 "참된 아름다움이 내면적인 것"임을 강조한다.하지만 화면은 늘씬하고 섹시한 미녀들로 가득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다소 헷갈리게 만든다. 그러나 스페인 영화 특유의 감정과잉과 야한 색채감각의 원기왕성함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어글리 우먼은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판타스틱 영화제 판타스포르토에서 은상을 받은 작품. 감독 미구엘 바르뎀은 95년 단편영화로 스페인 최우수 단편상을 수상한 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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