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존슨-그린, 200m에서 마침내 충돌

중앙일보

입력

`이번에야말로 트랙의 지존을 가리자' 마이클 존슨과 모리스 그린(이상 미국)이 드디어 정면 충돌한다.

24일 오전(한국시간) 시드니올림픽 미국육상 대표선발전 마지막 경기로 펼쳐지는 남자 200m 결승.

도노번 베일리(캐나다)와 존슨의 `150m 빅쇼'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세기의대결'이다.

존슨과 그린은 각각 400m와 100m에서 라이벌이 없는 세계최강.

브레이크 없이 달려온 두 `인간탄환'의 자존심이 중간 접점에서 충돌하게 된 셈이다.

일단 기록상으로는 존슨이 그린보다 낫다.

존슨은 4년전 8월 애틀랜타올림픽 200m 결승에서 `골든슈즈'를 신고 19초32라는 경이적인 세계기록을 수립했고 두 달 앞서 같은 곳에서 19초66의 역대 2위기록을냈다.

올시즌 1위(19초71) 및 2위(19초91) 기록도 존슨의 몫.

올해 33세의 존슨은 베일리와의 150m 대결 패배후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 200m 출전을 꺼려왔지만 어쨌든 89년후 103차례 200m에 나서 88승을 거둔 백전노장이다.

이에 비해 그린은 개인기록이 3년전 세운 19초86, 올시즌 기록이 20초02에 불과할 정도로 200m 성적이 존슨에 비해 초라하다.

이 때문에 대표선발전 주관방송사인 NBC의 인터넷 투표에서도 `존슨이 이긴다'에 85%의 몰표가 던져졌다.

그러나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법.

그린은 `밑져도 본전'인 반면 존슨은 `이겨도 본전'이기 때문에 근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면에서는 그린이 다소 앞서 있다.

이미 그린은 장외싸움에서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을 만큼 존슨의 자존심을 건드려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린은 맞대결을 앞두고 공개 석상에서 대놓고 존슨의 업적을 깎아내리며 "무조건 내가 이긴다"고 장담하고 있다.

기록에서 뒤진다는 지적에 "존슨의 200m 기록은 기록단축을 위해 특별 설계된 애틀랜타의 `하드트랙'에 힘입은 것"이라고 받아친 데 이어 존슨이 지난해 전미선수권 및 세계선수권 200m에 부상을 이유로 불참한 것을 들어 "겁장이 존슨은 더 이상 나를 피하지 말라"고 그린은 몰아붙였다.

이에 존슨은 "400m에는 없는데 100m같은 단거리 종목에는 입이 더러운 친구들이 많다"고 쏘아붙이고 "그린이 앞으로 더이상 내 이름을 들먹이며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못된 짓을 못하도록 혼을 내주겠다"고 맞받아쳤다.

과연 200m `지존'은 존슨일까, 그린일까.

시드니 금메달의 주인을 미리 엿보는 이번 올림픽 전초전에서 승리의 여신은 누구에게 미소를 띄울 지 지구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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