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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주변 악취전쟁

중앙일보

입력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 주변의 냄새를 없애라 - .

승용차를 타고 자유로 일산방면으로 달리다 마포구 난지도 쓰레기산 부근에 이르면 느끼하고 퀴퀴한 악취가 언뜻언뜻 코를 찌른다.

2002년 월드컵이 열릴 때 불쾌한 냄새가 나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 서울시가 '냄새 제거' 작전에 돌입했다.

특히 월드컵이 냄새가 많이 발생하는 5월말 부터 6월에 걸쳐 열리기 때문에 원인규명과 대책마련에 더욱 고심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봄 냄새감별 전문가 5명을 동원했다. 이들이 현장에서 직접 맡아보는 관능법(官能法)으로 조사한 결과 정작 쓰레기산(높이 1백m)은 층층마다 덮인 흙 때문에 냄새가 나지 않았다.

대신 주변 농경지나 공장.쓰레기 처리시설에서 악취가 생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악취의 최대 주범은 계분(鷄糞)으로 드러났다.

강건너 서울 강서구 마곡.개화지구의 21만여평 농경지에 거름으로 뿌려진 계분 냄새가 서풍을 타고 실려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다 난지도와 인접한 경기도 고양시에서 발생한 계분 냄새도 섞여 이동해 온다는 것.

서울시 관계자는 "농가 등을 상대로 계분 사용시기를 조정하거나 완전히 말려 뿌리도록 권유하고 있다" 며 "근본적으로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는 계분 대신 다른 비료를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 이라고 말했다.

말린 계분 가격은 t당 13만원으로 생계분 2만원에 비해 워낙 비싸 사용을 기피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차액을 보조해주기 위한 예산 확보도 추진 중이다.

이밖에 주요 악취 발생장소로 꼽힌 마포 농수산물 시장과 양천 자원회수 시설.안양천.쓰레기 중간 집하장 등에 대해서는 위생 처리를 강화하고 일부 시설의 이전도 검토하고 있다.

역겨운 냄새를 내는 공장에 대해서는 탈취장비 설치 등 시설 보완을 지시하는 한편 월드컵 기간 중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한편 서울시는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내년 6월부터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의 냉난방 에너지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매립가스를 모아 주는 가스 포집공 1백6곳과 13㎞에 달하는 가스 이송관로 설치공사를 올해 안에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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