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의 호흡.기교 물 흐르는 듯...

중앙일보

입력

오케스트라의 목관악기 수석주자들은 뛰어난 독주 실력을 갖춰야 한다.

곡중 솔로를 제대로 해내면 연주가 끝난 후 지휘자가 따로 불러 세워 박수를 받게 하는 영예를 안겨준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삐끗하면 망신은 혼자 뒤집어 써야 하는 까닭에 다른 악기에 비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부담없이 스스로 음악을 즐기면서 앙상블과 팀웍도 다지는 데에는 실내악 활동만큼 좋은 게 없다.

1983년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손꼽히는 빈필하모닉.베를린필하모닉 목관악기 수석주자들로 결성된 '앙상블 빈-베를린' 이 피아노를 곁들인 실내악 2곡을 음반(소니 클래시컬 SK64398)에 담았다.

앙상블 빈-베를린은 볼프강 슐츠(플루트.빈필).한스외르크 슐렌버거(오보에.베를린필).칼 라이스터(클라리넷.베를린필).귄터 회그너(호른.빈필).밀란 투르코비치(바순) 등으로 구성된 목관5중주단.

다소 다른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관악기 주법을 잘 배합해 각 악기의 호흡과 기교를 최대한 살려주면서도 탄탄한 앙상블을 구축해 낸다.

이 음반에는 베토벤이 1797년에 발표한 '피아노.오보에.클라리넷.바순을 위한 5중주 작품 16' 과 루드비히 튈레(1861~1907)의 '목관5중주와 피아노를 위한 6중주 Bb장조' 가 흐른다.

베토벤은 이 5중주를 초연 이듬해 빈 음악가협회 주최 자선음악회에서 다시 연주했으며 '피아노와 현악기를 위한 4중주' 로 편곡해 악보로 출판하기도 했다.

' 현악기 버전은 에마누엘 액스.아이작 스턴.제임 라레도.요요마의 녹음(소니 클래시컬 SK53339)으로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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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중주' 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음악적 교우를 나누었던 튈레의 대표작. 화려한 기교의 피아노 독주가 돋보이고 독일 고전주의 전통에 충실한 서정적인 작품. 앙상블이 위협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마음껏 개성을 펼쳐보이는 연주를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슈테판 블라다르의 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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