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권투] 여자복싱 백기순, 세계타이틀 도전

중앙일보

입력

입양아 출신 재미 한인 여자 프로 권투 선수 킴 메서(34.한국명 백기순)가 8월 5일 서울 코엑스 특설링에서 세계타이틀전을 갖는다.

메서는 세살때 서울역 앞에서 부모를 잃어버려 고아원에서 생활하다가 1971년 미국으로 입양됐다.

오리건주에서 생활하던 메서는 고교시절 체조선수로 활약했고 대학에서 취미로 태권도를 배우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89년 태권도 사범인 마크 메서(35)와 결혼한 메서는 킥복싱에 진출, 94년 세계킥복싱협회(WKA) 챔피언 등 세차례나 세계 정상을 차지했다.

킥복싱에서 빠르고 저돌적인 공격으로 '불덩어리(fireball)' 라는 별명을 얻은 메서는 95년 한창 인기가 오르던 복싱으로 전향했다.

데뷔전에서 다섯체급 높은 독일선수와 세계타이틀전을 치러 아깝게 패했으나 이후 승리를 거듭해 이번에 한국에서 공석인 국제여자권투선수협회(IFBA) 주니어플라이급 타이틀전을 치르게 됐다.

8승1무2패로 IFBA 랭킹 2위인 메서의 상대는 7위인 일본의 유미 다카노(28.9승1패)다.

시애틀에 살고 있는 메서는 남자선수들과 스파링을 포함해 하루 5~6시간씩 맹훈련을 하고 있으며, 이달말 서울에 와 적응훈련을 할 계획이다.

메서는 "모국에서 치르는 세계타이틀전이 정말 꿈만 같다. 최선을 다해 기필코 승리하겠다" 고 다짐했다.

그는 "이번 경기가 항상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던 생부모를 만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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