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정소연 개인전 ‘홀마크 프로젝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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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정소연의 유화 ‘홀마크 프로젝트-크리스마스2’.

하얀 눈, 초록색 트리, 선물 꾸러미….

  ‘크리스마스란 이런 것’임을 보여주는 전형적 이미지다. 커다랗게 확대해 그려진 이 이미지들 그 사이로 나비들이 날아다닌다. 뭐가 꿈이고 생시인지 모르겠다는 장자(莊子)의 ‘호접몽(胡蝶夢)’처럼.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30일까지 열리는 정소연(44)씨 개인전 ‘홀마크(Hallmark) 프로젝트’의 한 장면이다.

 홀마크는 100년 넘게 전세계인의 대소사를 기념해 온 미국의 유명 카드 회사. 정씨는 크리스마스, 결혼, 사랑 등에 대한 이 카드 속 전형적 이미지를 모아 이를 다시 캔버스에 유화로 그렸다. 이를 통해 “주입된 꿈이 실재보다 더 현실 같을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정씨는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지만 그림 그리기를 잊을 정도로 미디어 아트, 설치 등의 작업에 몰두했다. 20년 작가 생활 중 처음으로 그림 전시를 여는 이유는 유년기의 기억, 즉 어릴 적 향수가 담긴 홀마크 카드 때문이다.

  작가는 그 떨림을 “오랫동안 타지 않던 두 발 자전거를 다시 타고 달리는 느낌”이라고 축약했다. 02-730-7817.

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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