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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180> 전국 자전거 도로 망 완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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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자전거 애호가 여러분, 그렇게도 기다리던 순간이 왔습니다. 자전거 전국 여행시대. 11월 경인 아라뱃길에 이어 4대 강 자전거도로가 연말까지 계획대로 완공된다면 이제 자전거 한 대로 한반도 내륙은 물론 해안까지 잇는 전국 자전거 도로망이 탄생하게 됩니다.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700여㎞, 금강·영산강 자전거길까지 합치면 총 1187㎞에 달하는 네트워크가 열리는 것입니다. 자, 오늘 저와 함께 자전거 여행을 떠나보실까요?

이지상 기자

이제 대한민국 어디든 원하는 곳이 있다면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누비고 누릴 수 있는 시대입니다. 자전거로 한강변을 달리면 상쾌한 강바람뿐만 아니라 소금기 뭍은 바닷바람과 서해 일몰까지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선진국은 이미 예전부터 자전거의 다(多)기능성을 주목해 국가 단위의 자전거도로를 구축해 왔습니다. 대한민국(남한)의 3분의 1 정도 면적인 네덜란드에서는 중부의 주요 도시를 잇는 중앙선과 해안 리조트, 관광 명소인 역사 도시 등을 잇는 해안 자전거도로가 있습니다. 모두 23개 노선, 4500여㎞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덴마크 역시 11개 노선, 1만㎞의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있습니다. 자동차의 나라로 알려진 미국 역시 각 주의 주요 도시를 잇는 자전거 노선이 놓여 있고요. 미국 전체를 순환하는 노선도 구축돼 있습니다.

27일 개방 예정인 경인 아라뱃길 자전거 도로는 행주대교 남단에서 김포여객터미널, 두리생태공원을 지나 인천 아라뱃길 운하 터미널까지 왕복 36㎞의 길이 펼쳐진다.

경인 아라뱃길 자전거도로

과연 경인 아라뱃길 자전거도로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 자전거도로는 27일 개방될 예정인데요. 4000t급 선박 2척이 오고 갈 수 있는 대규모 운하 뱃길에 드라이브 도로와 19㎞의 자전거길이 함께 놓입니다. 행주대교 남단부터 김포여객터미널, 두리생태공원, 아라폭포 등을 지나 인천 터미널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서울에서 페달을 전속력으로 밟다 보면 어느새 서해를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또한 경인 아라뱃길은 포구, 들판, 나루터 등 경치도 볼 만하지만 곳곳에 다리가 뻐근한 자전거족들을 위한 쉼터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왕복 36㎞의 자전거길에 22개 쉼터와 조형물이 있다고 합니다. 그중 주목받는 쉼터 중 하나는 ‘풍차 쉼터’입니다. 인천시 계양구 목상교 인근에 있는 풍차는 마치 유럽에 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다리 건너 반대편에 있는 유럽 중세 시대 범선 모양의 조형물은 미끄럼틀과 장애물이 있고 나무로 만들어져 아이들도 좋아할 만합니다. 풍차 쉼터에서 서해 방향으로 5분 정도 자전거로 속력을 내다 보면 봉수대가 있으니 아이들 역사 교육하기에도 안성맞춤이죠?

풍차 쉼터와 마주 보고 있는 ‘아라 폭포’와 ‘아라 마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라 폭포는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의 ‘인왕재색도’를 본떠 만든 인공폭포로 높이 50m, 폭 100m 규모의 3단 폭포입니다. 아라 폭포 옆에 UFO 모양을 한 전망대인 ‘아라 마루’는 물 위 45m 높이에 떠 있는 전망대입니다. 전망대 안에선 유리 바닥을 통해 흐르는 물길을 볼 수 있기도 합니다.

4대 강 자전거도로

4대 강 자전거도로는 남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 강 일대에 조성된 자전거길입니다. 지난달 8일 남한강 자전거도로가 개통됐고요.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새재 자전거길’도 많은 자전거 동호인이 찾고 있습니다.

남한강 자전거길은 팔당역부터 능내역을 거쳐 경기도 양평으로 이어지는 옛 중앙선 폐철도를 재활용한 27㎞ 구간인데요. 지난 8일 개통한 이후 평일 2000~3000명, 주말 5000명의 자전거 동호인과 일반인이 몰리면서 개통 한 달 만에 개·보수 작업을 하는 진통을 겪고 있기도 하지요. 남한강 자전거길이 인기인 이유는 다산 정약용 유적지, 두물머리 등 절경을 조망할 수 있는 코스 때문입니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풍경과 물안개 피어오르는 팔당호의 정취는 동호인들의 피로를 단번에 잊게 할 것 같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 있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적지와 연꽃과 수련, 창포가 가득한 연못 6개가 있는 세미원 역시 가볼 만한 명소로 꼽히지요. 특히 운길산역에서 볼 수 있는 북한강철교, 두물머리에 있는 400년 된 느티나무는 빼놓을 수 없는 ‘인증 샷(사진) 포인트’입니다.

새재는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에 걸친 해발 1017m 고갯마루입니다. 도립공원이 있는 화령고개를 넘어 경북 문경을 지나 영강 습지, 상풍교까지 가는 이 길은 ‘나는 새도 쉬어 넘는다’ 해서 조령(鳥嶺), 즉 새재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조선시대 영남 유생들은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으로 갈 때 이 고개를 넘었다고 합니다. 이 길 위로 자전거길이 생겼는데, 경사가 있기 때문에 일반 자전거로 여행하기엔 조금 벅차고 산악자전거(MTB)로 여행하시길 추천합니다. ‘새재 자전거길’은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자전거길로 충북 충주 탄금대에서 시작해 경북 상주 상풍교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길이만 100㎞에 달합니다. 새재 자전거도로의 시작인 탄금대는 우륵이 가야금을 타던 곳이라 해서 지어진 이름이지요. 임진왜란 당시 신립 장군이 배수진을 쳤다 패하자 자결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지요. 이곳에선 울창한 소나무숲과 기암절벽, 굽이굽이 흐르는 남한강을 만날 수 있습니다.

‘새재 자전거길’의 대부분 구간은 이화령 고개 구간(괴산군 연풍면 갈금리~문경시 문경읍 각서리)을 제외한 대부분의 도로가 이미 있던 길을 새로 단장한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경사길이 많긴 하지만 경치 또한 일품입니다. 가파른 길 곳곳에는 안전 펜스가 설치돼 있어 혹시 모를 안전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하네요.

새재 자전거길 여행에 지친 몸, 수안보 온천에서 쉬어 가시는 건 어떨까요. 수안보 온천은 지하 2500m에서 하루 4800t의 온천수가 솟아 나온다고 합니다. 수안보 온천을 지나치셨다면 문경 온천도 추천할 만합니다. 문경 온천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칼슘-중탄산 알칼리 온천수가 나오는데요. 다양한 광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온천수에 붉은 빛이 감도는 특징이 있고 피부질환, 고혈압, 심장병, 위장병, 부인병 치료에 좋다고 합니다. 수안보 온천을 지나 괴산으로 가면 수옥 폭포가 기다립니다. 높이 20m의 이 폭포는 고려 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에 내려왔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죠. 문경시는 140여 대의 대여용 자전거를 비치하고 자연생태공원을 정비하는 등 문경새재 도립공원 관광지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영산강 자전거길’은 담양댐 하류 지점인 대나무숲 습지공원, 승촌보와 죽산보, 무안 소댕이나루 등을 거쳐 목포 영산강 하굿둑에 이르는 131㎞ 구간을 말하는데요. 다른 강들에 비해 종주코스가 짧고 경사도 완만해 가족 단위 자전거 여행객들이 찾기에 안성맞춤입니다. 특히 사계절 꽃들의 잔치를 볼 수 있는 죽산보에서 나주 영상테마파크를 지나 야생화 초지 군락지로 이어지는 길은 영산강 자전거길의 자랑입니다. 무엇보다 길 곳곳에 펼쳐지는 호남의 자랑거리 ‘나주 평야’ 모습은 탁 트인 시야만큼 해방감과 청량감을 줄 것입니다.

대전 한밭수목원에서 출발해 합강정과 공주보, 백제보를 거쳐 금강하굿둑으로 이어지는 ‘금강 자전거길’ 271㎞ 구간도 놓치기 힘든 코스로 이뤄져 있습니다. 부여 왕흥사지와 강경포구,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지인 신성리 갈대밭은 물론 논산평야, 백제 유적지인 왕흥사지가 그 예입니다. 벼 익는 논산평야 한가운데로 이어지는 자전거길을 지나 무령왕릉, 백제 유적지를 둘러볼 수 있는 일석삼조의 자전거코스이니 놓치지 마세요.

가까운 나들이엔 bike.seoul.go.kr
전국 종주 원하면 riverguide.go.kr

자전거로 나들이 떠나기 전 서울시 자전거 종합홈페이지(http://bike.seoul.go.kr)를 통해 미리 일정과 코스를 계획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 홈페이지에는 자전거 지도와 자전거도로 검색 서비스가 있는데, 자전거를 빌리고 싶은 공공자전거 정류소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대 강 자전거 도로 종주코스는 4대 강 이용도우미 홈페이지(http://www.riverguide.go.kr)에서 확인하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홈페이지 메뉴 중 자전거 여행 ‘종주코스정보’를 선택하시면 지도와 함께 추천테마코스, 도로 및 날씨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코스별 거리와 예상 시간, 경사도를 감안한 난이도도 표시돼 있고,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예상 코스와 주변 관광단지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전거 여행 안내자료’에는 지도, 주변 주요 관광단지, 코스 안내는 물론 지역별 자전거 대여점 및 수리점 연락처도 정리돼 있습니다.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긴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으니 잊지 말고 인쇄해 챙겨 가세요.

독자와 함께 만듭니다 뉴스클립은 시사뉴스를 바탕으로 만드는 지식 창고이자 상식 백과사전입니다. 뉴스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e-메일로 알려주십시오. 뉴스클립으로 만들어 드립니다. newscl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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