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가 가봤습니다 ‘필 유럽 페스티벌’

중앙일보

입력

카페베네가 마련한 유럽 체험 프로그램 ‘프랑스 미술 이야기’에 초대된 독자들이 포슬린 아트 기법을 이용해 머그잔을 장식하고 있다.

“이 그림에서 해바라기는 몇 송이일까요?” 고흐의 그림 ‘해바라기’를 보며 큐레이터가 질문했다. 아이들은 “13송이요” “14송이!” 하며 그림 속 꽃을 세기 바쁘다. 몬드리안의 ‘빨강·파랑·노랑의 구성’이 화면에 나오자 한 아이가 “어, 저거 마트에서 팔던데?” 라며 관심을 보인다. 책이나 미술관에서 보던 그림에 대해 쉽고 재미있는 설명이 이어지자 아이들도 의자에 바짝 다가 앉았다.

 12일 토요일 오전, 카페베네 압구정 갤러리아점에 중앙일보 독자 20여명이 모여들었다. 유럽 체험 프로그램인 ‘필 유럽 페스티벌’에 참여할 수 있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필 유럽 페스티벌’은 유럽의 대표적인 문화국가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의 주한 관광청과 문화원이 직접 참여해 어린이들에게 각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로, 11월 한달 동안 카페베네 매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날은 ‘프랑스 미술 이야기’가 이어졌는데 이탈리아에 이은 두 번째 주간 행사다. 큐레이터 조두호씨의 진행으로 고전주의에서부터 사실주의, 인상주의를 거쳐 추상주의까지 미술사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리인 만큼 그림이나 화가와 관련된 에피소드 중심으로 설명이 진행됐다.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시간은 캐릭터를 이용한 설치 미술에 대한 부분이었다. 곰돌이 푸와 배트맨을 응용한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아트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이 차례대로 화면에 소개되자 아이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시립미술관 앞에 전시 중인 재활용 설치 미술품과 동네 담벼락을 보기 좋게 채우고 있는 벽화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작품은 전시관에만 있는 게 아니라, 생활 곳곳에서 만날수 있고 누구나 작가가 될 수고 있다”는 큐레이터의 말에 아이들 몇몇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딸과 함께 참석한 김소연(37?영등포구 문래동)씨는 “딱딱하게만 생각하던 미술 역사를 재미있게 들을 수 있어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 입장에서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프랑스 미술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포슬린 아트를 이용해 머그잔을 장식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생소한 포슬린 아트에 대해 강사 남주희씨는 “유럽인들이 사랑해왔던 예술로, 특히 중세 시대 왕실이나 귀족 여성들의 고급 취미 생활이었다”며 “특수안료를 이용해 도자기 표면에 그림을 그린 후 800℃에서 2~3번 정도 구워내면 고급스러운 색감과 문양을 즐길 수 있는 그릇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머그잔에 밑그림을 그린 후 안료를 이용해 채색을 하면 됩니다. 그림을 그린 후에는 집에 가져가서 오븐에 구우세요. 그러면 수세미로 세게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는 나만의 머그잔이 완성된답니다.”

 연필을 가장 먼저 집어 든 박주현(13)군은 진지한 표정으로 “용을 그릴 것”이라며 스케치를 시작했다. 이정훈(7)군은 하나하나 섬세하게 선을 그리며 에펠탑을 그렸다. 엄마 이소영(37·강남구 신사동)씨는 “아이가 얼마 전에 유치원에서 ‘세계각국의 문화와 건축’에 대한 프로젝트 수업을 들었는데, 이렇게 연이어 프랑스 미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며 즐거워했다. 또한 “커피전문점이 커피와 디저트만 즐기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문화 체험 공간으로도 활용이 되니 너무 좋다”며 “좋은 기회가 있으면 자주 참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딸 미루(10)와 함께 참석한 아빠 노윤환(41·강남구 도곡동)씨는 “아이와 함께 체험 프로그램을 자주 찾는 편인데, 미술과 관련된 행사는 처음”이라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구성돼 아이가 흥미로워 하는것 같다”고 전했다. 머그잔 만들기가 끝난 후에는 카페베네에서 준비한 특별한 브런치가 제공돼 참가자들을 또 한번 즐겁게 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모든 참가자들에게는 고급 원두 커피· 핸드드립 세트· 텀블러 등으로 구성된 카페베네 커피세트와, 기프트 카드 5만원권이 증정됐다.

 ‘필 유럽 페스티벌’은 어린이 문화 대사 양성 국제교류 프로그램인 ‘주니어 앰버서더’와 함께, 카페베네가 마련한 유럽문화 체험행사다. 11월 초부터 진행된 이 이벤트에서는 지금까지 ‘특별한 오페라 이야기’ ‘재미있는 프랑스 미술이야기’ ‘셰익스피어에서 해리포터까지’의 프로그램으로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11월 마지막 주에 진행될 프로그램은 스위스 편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콜릿’을 주제로 흥미로운 시간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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