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 사장 사임 후 오라클이 해결할 숙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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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의 레인 사장은 아직 많은 과제를 남겨 놓은 채 떠났다. 그러나 고객들은 이 변화를 오히려 기회로 보고 있다.

오라클의 차기 사장에게 전하는 메시지: 많은 과제가 기다리고 있으며 오라클을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많다.

오라클의 사장 겸 COO(Chief Operating Officer)인 레인 사장이 지난 7월 초 갑작스럽게 오라클을 떠남으로써 회사의 경영구조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 및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은 1992년 레인 사장이 취임할 당시 1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던 회사에서 최근 4분기만에 9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창출하는 회사로 성장시킨 주역이 떠난 것에 대해 슬퍼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차기 사장이 회사에 대한 몇 가지 사항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레인과 앨리슨 둘 다 필요하다

레인 사장의 사임에 대해 오라클 측에서는 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의 사임이 오라클에서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염탐하기 위해 산업스파이를 고용한 것이 폭로된 것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레인의 의견을 듣기 위해 취재는 할 수 없었으나 레인 사장은 오라클의 임원으로 남아있게 된다. 오라클의 관계자들은 다음 사장을 선출하는 과정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오라클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에 따르면 레인 사장의 강점은 오라클의 일상적인 비즈니스가 순탄하게 운영되도록 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데 비해,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엘리슨은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는데 능력이 있다고 한다.

텍사스주 어빙시에 위치하고 있는 패스트 포워드 임플리멘테이션 테크놀로지스(Fast Forward Implementation Technologies)사의 마헤쉬 고얄 회장은 “레인 사장과 같이 회사의 비즈니스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과 앞을 내다보는 엘리슨 같은 사람 모두 필요하다”고 단언한다.

레인은 또한 유럽의 몇몇 제조사들이 SAP AG의 스위트를 버리고 오라클의 ERP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도록 성공적으로 설득시킨 것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앞으로 차기 사장을 바쁘게 하는 안건들은 충분히 많다. 오라클은 계속적으로 인터넷 기반(Internet-enable) 사업에 치중할 필요가 있으며, 사용자에 맞게 애플리케이션들을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과 같은 기능을 ERP 스위트와 통합시키겠다는 약속을 꼭 지켜야 할 것이다.

일부 사용자들은 지난 6월 말 오라클의 가격 정책이 사용자당 라이선스 금액으로 매겨지는 것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 차기 사장이 이를 집고 넘어가 주기를 바란다.

일리노이주 로셀시에 위치하고 있는 로만(Roman)사의 관리부 부사장인 토니 젤린스키는 “이런 가격 구조 때문에 일부 기업의 라이선스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트머스 대학교의 아카데믹 컴퓨팅의 부이사인 토드 랑길은 “차기 사장에게 떨어진 또 하나의 과제는 바로 오라클의 소프트웨어가 처음 출시될 때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오라클은 패치하는데 드는 시간과 애플리케이션의 안정성을 지원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이는 오라클이 수년간 안고 있는 난제라고 강조했다.

레인 사장의 향후 방향은?

오라클의 관계자들은 레인 사장의 향방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오라클 주식의 2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레인 사장은 사실상 더 일할 필요가 없다. 업계의 관련자들은 그가 실리콘벨리의 벤처 캐피탈 회사 또는 컴팩 컴퓨터나 HP(Hewlett-Packard)와 같이 규모 있는 컴퓨터 하드웨어 회사에 얼굴을 내밀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다.

패스트 포워드사의 고얄 회장은 “레인 사장은 규모가 있고 기반이 잡힌 회사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그를 사업가 타입으로 보이지 않지만 일상적인 경영 상황에 대한 감독에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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