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가 날려버린 한인 유학생 꿈

미주중앙

입력

졸업을 6개월 앞둔 플러싱 출신 한인 대학생이 마약복용자가 운전하던 차에 치어 목숨을 잃었다.

롱아일랜드 서폭카운티 경찰에 따르면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4학년에 재학 중인 백승훈(21)씨가 17일 오후 9시45분쯤 학교 인근 347번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11시쯤 사망했다. 용의자는 사고 직후 도주했다가 3시간 만에 붙잡혔다.

경찰은 18일 0시40분쯤 세토켓에 사는 마이클 타르두노(30)를 뺑소니와 마약 복용·소지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타르두노는 마약을 복용하고 환각상태에서 2001년형 포드 F-350 픽업트럭을 몰고 가다 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과속을 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백씨는 플러싱 PS22 초등학교와 JHS189 중학교, 베이사이드 고교를 졸업했으며 대학에서 생화학과 경제학을 복수전공해 왔다. 친구와 지인들에 따르면 그는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해 경제학을 공부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의 어머니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급작스러운 일이라 경황이 없다. 사고 경위에 대해 신경쓸 여력도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백씨는 최근 대형 전자제품 소매업체 '베스트바이'에서 인턴십을 시작했으며, 사고 당일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다녔던 롱아일랜드 뉴욕성서교회 이성은 목사는 "지난해 스토니브룩 한인학생기독인협회의 소그룹을 인도할 정도로 신앙심이 깊은 청년이었다"며 "지난 16일 2시간 동안 상담을 하기도 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친구 기예빈씨는 "오늘(18일) 함께 밥을 먹자고 어제 늦게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어 자는 줄 알았다"며 "늘 후배들을 챙겨 주는 좋은 선배였고, 성격도 활동적이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성명을 통해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사무엘 스탠리 총장은 "교직원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질 정도로 미래가 촉망되는 학생이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캠퍼스 안팎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학교 측은 현재 교직원과 학생들을 위한 정신상담 핫라인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기숙사 라운지를 열어 학생들이 추모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19일에는 추모 예배가 열릴 예정이다.

신동찬·강이종행·양영웅 기자 shin73@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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