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3분기 순이익, SK만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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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 경기의 침체 영향이 한국 대기업의 실적 수치로 확인됐다. 국내 10대 그룹의 3분기 실적이 2분기에 비해 크게 악화된 것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중 SK를 제외한 9곳은 3분기 당기순이익(잠정치, 연결재무제표 기준)이 2분기보다 줄었다. 10대 그룹 전체의 3분기 순이익은 12조1730억여원으로 2분기(16조993억여원)보다 3조9263억여원(24.3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0대 그룹 중 7곳이, 매출액은 4곳이 악화됐다.

 그룹별로는 SK만 유일하게 순이익이 늘었다. SK그룹 상장사 7곳 전체의 순이익은 3조3256억원으로 2분기보다 78.69%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순이익이 506.23% 늘어난 게 주효했다.

 삼성은 10대 그룹 중 순이익(4조2121억원) 규모가 가장 컸지만 2분기에 비해선 1662억여원(3.8%) 줄었다. 삼성물산(41.56%)과 제일모직(33.02%) 등은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다만 캐시카우(Cash Cow·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646억여원(1.84%) 줄어든 3조4417억여원이었다. 이에 따라 그룹 전체 순이익은 3.8% 줄었다.

 현대자동차(3조4276억원, -31.65%), 현대중공업(6207억원, -29.15%), 롯데(5675억원, -27.21%), 포스코(2982억원, -79.58%) 등 다른 그룹도 순이익을 내긴 했으나 규모에선 2분기에 크게 못 미쳤다.

 LG와 한진은 각각 순손실 규모가 1155억원과 6103억원에 달했다. LG그룹 상장사의 전체 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LG전자의 자회사인 LG디스플레이의 순손실이 LG전자의 순손실로 이중 계산됐다.

허진 기자

◆연결재무제표=2개 이상의 회사(법인)를 단일 기업집단으로 보고 각각의 개별 재무제표를 종합해 작성하는 재무제표. 한국의 대기업 그룹처럼 법적으로는 독립된 법인이라도 경제적으로 상호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경우 기업 실체를 경제적 통일체로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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