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EU 금융지원 헝가리, 공식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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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헝가리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에 금융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헝가리는 2008년에 이어 최근 다시 외환위기에 빠지자 IMF와 구제금융 지원을 협의해 왔다.

 뉴스통신 dpa 등에 따르면 아마데우 알타파지 EU 집행위원회 경제·통화담당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헝가리 정부로부터 가능한 EU 금융 지원 요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헝가리 정부가 EU 금융 지원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예비 성격의 지원으로 여기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지원 금액을 명시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IMF도 전날 성명을 통해 헝가리로부터 금융 지원을 요청받았음을 확인했다. 이에 앞서 헝가리 경제부는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IMF와 새로운 유형의 협력에 관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튿날 “내년 1~2월 IMF와 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머르토니 야노시 헝가리 외무장관은 헝가리가 원하는 것은 IMF의 ‘신축적 신용공여(FLC)’라고 밝혔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지난 18일 국영 MR1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새 협정은 경제 주권을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CL는 건전한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과 정책을 지닌 국가에 제공하는 IMF 금융지원 프로그램이다. 폴란드·멕시코·콜롬비아 등이 수혜국인 FLC는 요구 조건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외 IMF 프로그램 중에는 FLC 자격에는 미달하지만 엄격한 요구 조건을 지닌 전통적인 ‘대기성 차관(stand-by loan)’에 비해선 요구 조건들이 훨씬 덜 까다로운 ‘예비 성격의 신용공여(PLC)’도 있다. 이에 따라 헝가리 정부가 FLC를 추구하지만 IMF와 협상 결과에 따라서는 PLC를 지원받을 가능성도 있다.

 헝가리 정부가 IMF에 금융 지원을 요청한 것은 포린트화 가치가 급락하고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화와 국채 가격 급락은 국가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될 수 있다는 국제신용평가사의 경고, 경기 둔화 우려, 유로존 재정 위기 전이 위험 등 여러 요인에서 비롯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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