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현대차 i4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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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현대 i40는 왜건 차량이지만 세단 못지않은 정숙성이 돋보인다.

현대차가 16년 만에 내놓은 중형 왜건 i40는 기존 왜건 개념을 완전히 탈바꿈시킨 차다.

  강성이 좋기로 소문 난 신형 아반떼의 J3 플랫폼(차체 뼈대)을 사용했지만 차는 더 길고 넓어졌다. 요즘 현대차가 보여주는 플랫폼 공유의 진수인 셈이다. 아반떼 플랫폼은 아랫급 엑센트·프라이드부터 소형 SUV인 투싼·스포티지, i30까지 두루 사용된다.

  실내 크기를 좌우하는 폭과 휠 베이스(앞뒤 바퀴 거리)는 쏘나타보다 20㎜ 짧다. 대신 길이는 트렁크 부분이 길어져 4815㎜로 쏘나타(4820㎜)와 비슷하다. i40 모델은 고급 사양뿐이다. 타깃 고객이 동급 중형차가 아닌 수입차라서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측은 “쏘나타보다 크기는 작지만 왜건의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 중형차급으로 보면 된다”고 강조한다.

  이 차의 가장 큰 매력은 디자인이다. 각진 못생긴 왜건이 아니라 잘 빠진 8등신 미녀다. 앞부분은 전체적으로 아반떼와 비슷하다. 선과 면이 많아 다소 복잡해 보이기도 하지만 유연한 선의 흐름이 돋보인다. 특히 뒷부분을 잘 다듬어 오히려 세단보다 더 세련된 맛을 준다. 적재공간은 대단히 넓다. 네모난 직각 형태라 짐을 싣기 편하다. 골프백을 가로가 아닌 세로로 넣을 수 있을 정도다. 특히 트렁크 공간을 나눠 쓸 수 있게 한 ‘러기지 레일 시스템’은 왜건의 대명사인 볼보를 제대로 벤치마킹했다.

  이 차의 동력장치는 아반떼보다 커진 차체로 인해 쏘나타에 단 2.0L 가솔린 엔진과 1.7L 디젤이다. 가솔린 엔진은 쏘나타에 사용한 2.0 GDi 엔진과 똑같다. 최고 178마력을 낸다. 여기에 6단 자동변속기를 물려 연비는 13.1㎞/L로 쏘나타(13㎞/L)와 비슷하다. 디젤 엔진은 기존 1.6L 디젤 엔진의 스트로크(피스톤이 움직이는 길이)를 길게 해 배기량을 키웠다. 연비는 18㎞/L에 달한다. 가속력과 연비를 따진다면 디젤이 제격이다. 정숙성이나 가속력이 흠잡을 데 없다. 단 가격이 가솔린보다 250만원 이상 비싼 게 흠이다. 대신 가솔린 모델에는 엔진·변속기·에어컨 출력을 제어해 에코· 스포츠· 일반 주행 등 3가지 운전 모드를 선택하는 버튼이 달려 있다.

  주행성능은 단단한 하체의 특징이 느껴진다. 코너링이 탁월하다. 세단 이상의 감각적인 핸들링도 운전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단 버튼 하나로 전동식으로 열리고 닫히는 테일 게이트는 짐을 많이 실을 때 오작동을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아직까지 현대차가 전자장치 분야에 새로 도입하는 신기술은 검증이 필요한 듯하다. 가격은 디젤이 2775만~3005만원, 가솔린은 2835만~3075만원이다.

김태진 기자

i40 1.7 디젤 주요 제원

전장×전폭×전고 4815×1815×1470㎜
공차중량 1475㎏
트렁크용량 534~1700L
디젤엔진 1685㏄ 직렬 4기통
최고출력 140ps/4000rpm
최대토크 33.0㎏·m/2000~2500rpm
변속기 자동 6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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