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으로 물드는 건설업계…기술 경쟁 `뜨겁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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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친환경이 핵심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으면서 건설사들의 기술개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린홈 열풍을 뛰어 넘어 이제는 발전소 등 각종 산업시설에도 친환경 코드가 접목되고 있다.

친환경 건축기술의 발전 속도도 눈부시다. 단순히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데에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 설계만으로도 에너지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주택은 물론 사회기반시설을 조성하는 데 있어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천연자원 고갈 등 인류가 직면한 갖가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녹색성장을 적극 주도하고 나서고 있는 데다 건설업계도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향후 녹색산업은 더욱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한다.

건설사마다 연구시설 설치…기술 개발에 `사활`

실제로 많은 건설업체가 녹색성장을 핵심 경영전략으로 삼고 별도의 연구시설을 설치하는 등 기술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우건설은 1995년부터 그린홈 개발을 시작한 이래 최근 에너지 소비율이 0%인 제로에너지 하우스 제너하임(ZENER HEIM)을 완성했다.

제너하임은 고성능 창호와 단열재, 블라인드 등 외부 열을 차단하고 내부 열의 외부 유출을 줄여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적용해 기존 주택 대비 에너지 소비율을 40% 절감한다.

또 에너지를 스스로 생산하는 기술을 적용해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60%를 자체 생산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 태양열 급탕, 지열 냉난방, 가정용 연료전지, 가정용 축전지 등을 적용했다.

대우건설 현동호 주택사업본부장은 “제너하임은 업계 최초의 체험주택으로 입주민이 거주하고 생활하면서 실생활에 기초한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면 2020년 제로에너지 아파트 건립을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부터 제로에너지 솔라하우스(ZeSH) 기술과 건물일체형태양광발전(BIPV) 시스템을 아파트와 건축물과 적용시키기 위한 에코그린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지난해 초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으로부터 제로에너지 솔라하우스(ZeSH II) 기술을 이전받으면서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한화건설은 2012년으로 예정된 친환경주택 건설기준 에너지 30% 절감 기준에 맞는 기술을 보유했으며 에너지 50% 절감형 공동주택 실용화 설계기술 개발을 마쳤다.

쌍용건설도 단순 설계만으로 별도의 냉방 없이도 실내온도를 외부온도보다 3~4℃ 가량 낮춰 에너지 소비량을 줄인 주택을 공급했다. 싱가포르 센토사섬에 완성한 오션프론트 콘도미니엄이 그 주인공으로 싱가포르 건설청으로부터 BCA그린마크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친환경 코드를 입은 산업시설도 등장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울산신항 북방파제 시공에는 최신 신공법과 다양한 친수친환경시설 등 첨단 친환경 기술이 총망라됐다.

국내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10.7%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남동발전 또한 건설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물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공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일반 건축물에도 지열·태양열·빗물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첨단 친환경에너지설비가 설치돼 눈길을 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은 완공 후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자동제어시스템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장비들이 구조물 곳곳에 시공됐다. 현대건설 정수현 사장은 “이 같은 친환경시스템을 적용해 연간 10억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과 4000톤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건설이 지난 9월 완공한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전경. 지열시스템 등이 적용된 친환경 건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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