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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과거시험 합격증 어땠을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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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조선시대 과거시험 답안지와 합격증서 등을 보여 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이 마련한 ‘조선의 교지(敎旨)전’ 이다. 교지는 조선시대 관리의 인사 발령장이나 과거시험 합격증서 등을 말한다. 대구시 중구 대구근대역사관에서 개막된 이 행사에는 다양한 교지와 조선시대 학습도구 등 119점이 전시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과거시험 답안지인 시권(試券)이다. 가로 306㎝, 세로 68㎝ 크기의 시권에는 한자가 빼곡하게 적혀 있다. 수정한 글자에는 이를 확인한 시험관의 도장이 찍혀 있다. 문과 중 병과에 16등으로 합격한 성세욱의 답안지다. 조선시대 과거시험 합격자에겐 답안지를 돌려 주었다고 한다. 암행어사로 유명한 박문수(1691~1756)의 교지도 볼 수 있다. 천안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경상도관찰사 겸 대구도호부사 임명장을 복사한 것이다. 박문수는 1723년 문과에 합격한 뒤 암행어사로 활동하며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그의 38세 때 모습을 그린 초상화의 복사본도 있다.

 선비들이 사용하던 휴대용 벼루와 휴대용 먹통도 소개된다. 또 과거시험 준비를 위한 미니책자인 수진본(袖珍本)도 볼 수 있다. 이는 과거시험 현장에서 부정행위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조선시대 신분증명서인 호패 8점도 전시되고 있다. 교지전은 내년 2월 28일까지 열리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박익진 예술지원과장은 “교지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이를 주제로 전시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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