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본격 학원 애니메이션 TV 상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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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미모와 성적, 남학생들의 애를 태우는 청순한 이미지, 깔끔하고 매너 좋은 모범생. 그러나 사실은 지독한 허영 덩어리에다, 집에서는 낡은 체육복(고시생 츄리닝이다!)에 두꺼운 안경을 끼고 지내는 게으름뱅이.

북영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여주인공 은서는 초.중학교 시절 한번도 일등을 놓쳐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모두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존재였다.

그러나 당연히 차지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학년 대표를 자신보다 더 뛰어난 남학생 성준에게 빼앗기고 만다.

게다가 우아한 백조처럼 위장했던 자신의 진면목을 성준에게 들켜버리고, 성준은 이를 미끼로 은서를 비서처럼 부려먹는다.

케이블 TV 만화채널 투니버스(CH38)는 오는 17일부터 6주 동안 매주 월.화요일 밤 10시 최신 일본 인기 장편 애니메이션 〈그 남자 그 여자〉를 방송한다.

〈그 남자 그 여자〉는 '풋풋한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인 학원 성장물. 감독은 〈신세기 에반게리온〉〈나디아〉등으로 국내에도 두터운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 '명감독 '안노 히데야키.

기존에 안노 감독이 선보였던 작품이 주로 환상적 요소가 강한 미래 세계를 소재로 삼은 SF였던 반면, 〈그 남자 그 여자〉는 본격 코믹 학원 연애물이다.

영화는 지극히 유쾌하다. 굳이 일본 만화.애니메이션의 팬이 아니라도 만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배꼽을 잡으며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저 장면은 무얼 상징하는 걸까' '이 이야기가 지난 편과 어떻게 연결되는 거지' 식으로 머리를 쓸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즐거운 작품이다.

편한 작품이지만 안노 감독은 효과적인 자막 처리, 실사(實寫)의 적절한 이용, 감각적인 화면 구성 등으로 안노 감독 매니아들의 고유한 욕구에도 적절히 대응한다.

〈그 남자 그 여자〉는 원래 3부작 미니시리즈 출판물로 기획됐지만 일본의 월간 소녀 잡지 〈LALA〉에 연재되면서 폭발적 인기를 끌며 장편으로 바뀌었다.

이어 총 26편의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으며 1998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말까지 TV 도쿄에서 방영돼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투니버스는 줄거리를 소개하는 중간의 2편을 뺀 24편을 더빙판으로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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