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테니스] 샘프라스, 7번째 우승 대기록 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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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남자단식 7번째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피트샘프라스(29)는 안드레 아가시(이상 미국)와 90년대 세계남자테니스계를 양분해온 최고의 스타.

샘프라스는 이번 우승으로 윌리엄 렌쇼(영국)가 가지고 있던 윔블던 최다우승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한편, 4대 메이저대회 13번째 우승을 달성함으로써 로이 에머슨(12회)의 기록을 깨며 세계 테니스 역사를 다시 썼다.

또 샘프라스는 96년 대회 준결승전에서 리하르트 크라이첵(네덜란드)에 단 1번진것을 빼고 윔블던 통산전적 53승1패를 기록하며 '윔블던의 사나이'임을 입증했다.

이번 대회가 시작하기 전부터 샘프라스의 기록 달성 여부는 테니스팬들의 최대관심사였다.

그러나 2회전에서 왼쪽 발목과 무릎을 다쳐 우승은 커녕 출전 여부조차 불투명해지며 기록 달성에 위기를 맞았으나 타고난 체력과 강한 승부욕으로 이를 극복했다.

샘프라스는 윔블던 7회를 포함, US오픈 4회, 호주오픈 2회 우승으로 메이저대회 13회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지만 유독 프랑스오픈과는 인연이 없어 아직까지 그랜드슬램은 이뤄내지 못했다.

185cm, 77kg의 날렵한 몸매를 가진 샘프라스는 시속 200㎞에 육박하는 총알같은 서비스에 이은 적극적인 네트플레이가 주무기로 회전이 많이 걸린 톱스핀 스트로크와 날카로운 패싱샷도 위력적이다.

특히 윔블던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샘프라스는 이런 경기스타일 때문에 '잔디코트의 왕자'로 군림할 수 있었다는 평가.

미국 워싱턴 D.C에서 태어나 7살에 테니스를 시작한 샘프라스는 17살때인 88년에 프로에 입문, 90년 19세1개월의 나이로 US오픈 정상을 차지해 올리버 캠벨(미국)의 최연소 우승기록(19세6개월)을 1백년만에 깨뜨리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각종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으나 유독 그랜드슬램대회에서는 2년간 무관에 그치다 93년 윔블던 우승을 계기로 최정상급 선수로 자리잡았고 세계남자테니스협회(ATP) 투어를 62번이나 제패하며 현재까지 톱10 밑으로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다.

상금으로 벌어들인 돈만 해도 3천950만달러(한화 약 474억원)나 되는 샘프라스는 경기나 연습이 없을 때는 TV 시청을 즐기는 소박한 스타.(런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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