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등정]본격 등반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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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진 빙하와 우뚝 우뚝 솟은 검은 산.발토르빙하를 사이에 두고 브로드피크와 K2가 위용을 자랑한다.밤새 쉼없이 불어대던 바람도 잠잠해지고 초고리사산에는 한가닥 구름이 걸쳐져 있다.

중앙일보가 창간 35주년을 기념하여 문화관광부·조인스닷컴·KBS·코오롱스포츠·파고다외국어학원·삼성전자와 함께 공동으로 후원하는 한국 K2원정대가 본격적인 등반에 나섰다.

스카루드에서 캐러반을 시작한 지 일주일만인 지난 6일 베이스캠프(5천1백m)
에 무사히 도착한 원정대는 7일과 8일 ABC(5천4백m)
를 설치하고 9일 라마제를 지낸 후 10일 캠프Ⅰ을 설치하기 위해 등반을 떠났다.

원정대는 A조(엄홍길·하관용·나관주·박무택)
와 B조(유한규·조경기·한왕용·모상현)
로 나뉘어 운행될 계획이다.현재 베이스캠프에는 한국의 3개팀(엄홍길대·동국대·한국산악회 대구원정대)
과 이탈리아팀·브라질·일본·미국 상업대 등 7개 팀이 들어와 있다.

가장 먼저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대구원정대가 현재 캠프Ⅱ까지 루트를 확보하고 캠프Ⅲ에 식량과 장비를 저장해 놓은 상태다.

그런데 캠프Ⅰ·Ⅱ에는 텐트를 3동 정도 치면 꽉 찰 정도로 공간이 비좁아 벌써부터 공간확보 싸움이 치열하다.K2원정대의 B조는 먼저 10일과 11일 캠프Ⅱ까지 진출해 식량과 장비를 저장할 계획이며 뒤를 이어 A조가 루트를 개척하는 등 기상이 좋을 경우 20일까지 캠프Ⅲ 건설을 마칠 계획이다.또한 당초의 계획과 달리 캠프는 4개만 설치할 예정이다.

한편 히말라야 8천m 고봉 11개를 오른 동국대원정대의 박영석씨는 현재 브로드피크보다 K2를 먼저 등반할 계획으로 9일 캠프1에 텐트를 설치했다고 알려왔다.이밖에 다른 외국원정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도 K2원정대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은 알고 있으면서 이렇게 기사를 늦게 보낼 수밖에 없었던데는 두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첫째,현지에서의 기사송고는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노트북으로 작성,위성전화로 서울까지 보내지게 된다.그러나 캐러반 도중에는 발전기를 거의 돌릴 수 없기 때문에 자주 기사송고를 할 수가 없다.

둘째,캐러반 도중 기자가 고소증세로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후 2∼3일간 앓아눕는 바람에 기사가 늦게 보내진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김세준 기자<s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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