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비즈 칼럼] 미 산학협력 기술이전수입, 한국의 6.6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김우승
한양대 ERICA캠퍼스
산학협력단장

요즘과 같이 다양성이 중시되는 시대에는 상호 협력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는 산학연(産學硏) 협력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지식과 기술의 혁신역량을 갖춘 주체들의 경쟁력 강화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지식과 기술의 효율적인 창출·공유·확산은 혁신역량을 갖춘 주체들의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2000년부터 산학연 협력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립·시행해 왔다. 먼저 산학협력단·학교기업·협동연구소 등 산학협력과 관련된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산업교육 진흥 및 산학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또한 대학의 산학협력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산학협력중심대학사업, 학교기업지원사업, 기술이전전담조직(TLO)사업 등 다양한 재정지원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리고 2009년부터는 광역경제권 신성장 선도산업 육성 계획과 연계해 지역대학이 선도산업 발전에 필요한 우수인재를 양성·공급하는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재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선도산업을 매개로 지역대학과 지역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어 가자는 취지다.

 산학연 협력과 관련된 각종 정책의 수립·추진, 재정 지원 등을 통해 대학의 산학연 협력에 대한 인식은 크게 전환되었다. 그러나 산학협력 정책 추진으로 인한 고등교육기관의 변화나 산학협력 정책의 성과를 확산하기 위한 노력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산학연 협력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게 그리 오래되지 않은 한국에서 그동안 선진국 사례를 통해 장단점을 분석해 많은 것을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 왔다. 그렇지만 국내 기업의 연구 및 개발 투자액 중 대학과 출연연구소에 투자하는 비중은 각각 2% 와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기업연구비의 대부분은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8년 한국연구재단이 펴낸 ‘대학기술이전 활동 국제비교자료’에 의하면 특허건수는 미국과 비교할 때 양적으로는 차이가 별로 없지만 연구비 대비 기술이전 수입의 비율은 6.6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처럼 산업계가 요구하는 기술과 대학 및 출연연구소가 보유한 기술의 미스매치가 아직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술이전이 산업발전을 뒷받침하고, 대학은 기업으로부터 로열티를 환수해 재정을 확대하며, 확대된 재정을 이용해 신기술 개발을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 위한 한국적 산학연 협력 모형을 개발하고 확산시키는 것이 현단계 산학연 협력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선진적인 산학연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산학연 협력의 주체인 기업과 대학, 출연연구소, 그리고 정책결정자들 사이의 소통과 협력이 절실하다

 그리고 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의 실질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필요하다. 기업들에 산학협력 참여 정도에 상응하는 ‘산학연 협력 마일리지’를 제공하고, 이를 정부지원 사업에 응모할 때 가산점을 받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향한 새로운 시작’을 주제로 ‘2011 산학연협력 엑스포’가 서울 코엑스에서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기업과 대학, 출연연구소가 함께 모여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기관들 간의 접촉점을 확대하는 동시에 국민으로부터 산학연 협력의 성과가 인정받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김우승 한양대 ERICA캠퍼스 산학협력단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