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셜런은 거대한 정보 진공청소기"

중앙일보

입력

최근 프랑스 정부의 조사 착수로 논란이 재연되고 있는 미국 주도의 국제 감청망인 에셜런은 하늘에 떠서 모든 정보를 빨아들이는 진공 청소기와 같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가 전직 캐나다 정보원의 말을 인용,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에셜런은 영국과 미국이 전세계에 걸쳐 운용하고 있는 스파이 네트워크의 일부로 통신위성을 통한 전화통화, 팩스, e-메일 등을 도청하고 있으며 캐나다,호주, 뉴질랜드도 이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직 캐나다 정보원인 마이크 프로스트는 "에셜런은 하늘에 떠서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진공청소기와 같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에셜런이 미국국가안보국(NSA) 과 영국의 정부통신본부(GCHQ) 에 의해 통제되고 있으며 시스템의 일부는 노스요크셔의 멘위드힐에 위치하고 있고 다른 기지국들은 미국 덴버의 배드 에이블링과 호주의 파인갭에 있다고 밝혔다.

멘위드힐은 미국 메릴랜드의 포트미드에 있는 NSA본부와 직접 연결돼있으며 GCHQ를 포함해 다른 감청기지들과도 연결돼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인디펜던트는 영국이 다른 유럽국가들에 미국의 간첩행위를 도와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지만 미국이 에셜런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반드시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에셜런에 참여하고 있는 나라들은 자신들의 표적을 각자 알아서 정할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에셜런은 영국과 유럽 기업들에 대한 간첩행위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 94년 미국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에어버스사간의 전화와 팩스를 도청한 뒤 에어버스는 80억달러 규모의 계약에 실패하고 계약은 결국 미국의 맥도널 더글러스사에 돌아갔다고 전했다.영국은 에어버스에 2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가 에셜런에 대한 공격을 주도하고 있으나 영국과 미국 관리들은 프랑스 자신도 ''프렌셜런''이라는 별명이 붙은 세계 전역을 커버하는 도청시스템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위선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규모면에서 에셜런에 견줄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약 30여개국이 도청 네크워크를 가지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말했다.

한편 일간지 가디언은 유럽의회가 에셜런에 대한 조사특위를 구성한 것은 제임스 울시 전 미국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에셜런이 유럽기업들을 도청하는데 사용됐다고 시인한데 따른 것이라며 미국과 영국,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참여하는 이 시스템이 반유럽적인 ''앵글로색슨의 음모''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대부분의 국가들은 에셜런에 대한 조사가 벌레깡통을 따는 것과 같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며 프랑스의 조사도 자신의 간첩행위가 드러나기 때문에 조사가 끝까지 계속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보수당의 예비내각 외무장관인 프란시스 모드는 유럽의회가 영국과 미국사이를 이간질하려고 한다고 비난하고 이번 조사특위는 정치적 마녀사냥에 불과하다고 몰아붙쳤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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