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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춤' 아찔… 영국 'DV8' 첫 내한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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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 디비에이트 공연 장면.

정제된 동작이 아니라 강한 비트의 음악에 몸을 내맡긴 듯 거친 동작으로 몸을 흔들던 남자 무용수가 여자 무용수의 가슴께를 더듬더니 곧이어 웃옷을 벗긴다. 성적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화면이 바뀌어 이번에는 바이올린 선율에 맞춰 남자 무용수와 여자 무용수가 춤을 추고 있다. 그런데 남자 무용수의 두 다리가 없다. 물론 여자 무용수는 늘씬하다. 다리가 없는 남자 무용수는 손쉽게 여자 무용수의 다리 사이를 통과하기도 하고, 동작중인 여자 무용수의 등 위에 가볍게 올라타기도 한다. 남자의 신체적 장애가 오히려 춤을 추는 데 도움이 될 정도다.

현존하는 가장 혁신적인 무용 공연단체 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의 'DV8 피지컬 씨어터'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문제의 장면들은 DV8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페스티벌에서 공연했던 'The Cost of Living'을 영상화한 무용 영화의 일부분이다. LG아트센터 홈페이지(www.lgart.com) 공연안내에서 다운받아 감상할 수 있다.

DV8의 이번 공연 제목은 'Just For Show'. 5년간의 침묵을 깨고 한국 무대에서 세계 초연하는 것이다. 80분간 이어지는 공연에서 무용수들은 홀로그램이 만드는 허상의 이미지들과 함께 춤추는 장면을 연출한다. 환상과 실재의 경계는 무엇인가를 묻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안무가 로이드 뉴슨이 1986년에 만든 DV8은 동성애 등 파격적인 내용과 일상적 동작의 도입, 동영상 활용 등 무용의 영역을 확장하는 작업으로 주목받아왔다. DV8는 '일탈하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 'deviate'를 뜻하기도 하고 무용(Dance)과 영상(Video)의 결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3만~7만원. 02-2005-0114.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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