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늘어도 돈은 안 되고 … IPTV 어찌할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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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가입자는 늘어나는데, 돈은 안 된다?’

 KT와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같은 IPTV 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IPTV 시장은 2008년 11월 KT가 첫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가입자 수가 500만 가구에 육박할 만큼 급성장했지만, 제대로 된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려 네트워크 부담, 콘텐트 확보 등 부담만 커지는 상황이다.

 업계 1위인 KT의 올레TV 가입자 수는 올 9월 현재 284만2000가구에 이른다. KT 측은 “가장 큰 무기는 10만 편 이상의 주문형 비디오(VOD)를 포함한 막강 콘텐트”라며 “초기엔 영상을 보낼 때 화면이 깨지거나 멈추는 것 등의 서비스 관련 불만이 많았지만 이런 문제점들이 시정되면서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수익성이 극도로 떨어진다는 점이다. 올레TV는 지난 2분기에만 730억원대 매출을 올렸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가장 큰 부담은 막대한 콘텐트 구입 비용이다. KT 관계자는 “콘텐트 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IPTV가 출범한 만큼 콘텐트 구입 비용이 업체마다 전체 매출의 65~8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지상파 프로그램 구입에 많은 돈이 들어간다. 업체 간 치열한 경쟁도 힘겹다. KT는 최근 월 8000원대 상품까지 출시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이를 두고 “손익도 못 맞추는 가격”이라며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쏟아져나올 스마트TV와의 경쟁도 걱정스럽다. 스마트TV는 IPTV나 케이블TV와 달리 지상파 등 방송을 실시간 송출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업체마다 내부적으로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형편이다.

 LG유플러스에서 미디어 부문을 담당하는 이영수 상무는 “IPTV는 미래 성장 사업 중 하나이고 가입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사업 성과를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초고속 인터넷망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을 비롯한 멀티미디어 콘텐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며, 시청자가 자신이 택한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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