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가채점 토대로 한 수시 지원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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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 시험은 끝났지만 한숨을 돌릴 여유가 없다. 본격적인 입시전쟁이 이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수시모집인원의 확대와 수시미충원 인원에 대한 수시추가합격 실시로 정시모집인원이 역대 최소가 될 전망이다. 정시모집인원의 감소는 곧 경쟁률 상승을 의미하며, 이는 대학합격선이 상승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올해 수능이 쉬워지면서 수험생들 간의 점수편차가 줄어들고, 동점자들의 수가 대폭 증가하면서 정시지원에서는 ‘하향 안정 지원’ 추세가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정시지원을 통해 대학에 가기 어려워진 상황인 만큼 정시와 수시에서 보다 세밀한 지원전략이 필요하다.

 이밖에 건국대 40%, 경희대 33.4%, 동국대 23.2%, 숙명여대 27.1%, 한국외국어대 28.5%가 수시모집 미충원에 따라 정시로 이월됐으며, 지방 국공립대학의 수시 미등록률도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올해 수시모집 충원기간 동안 어느 정도의 인원이 수시모집에 충원될지 알 수는 없지만,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감소함에 따라 정시모집인원이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이후 정시원서지원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정시지원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수시지원과 관련해 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

 가채점 결과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정확한 예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채점 결과를 통해 정시에 지원 가능한 대학과 학과가 어디까지인지를 분석해야 한다. 많은 수험생이 여러 대학의 수시전형에 원서를 지원한 상태다. 가채점 결과를 통해 현재 수시에 지원한 대학이 정시에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면 해당 대학의 수시지원을 포기하고 상위권 대학의 수시전형 응시와 정시 지원이라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올해 정시에서 대학의 합격선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이므로, 지난 몇년간의 대학 합격선을 맹신하지 말고, 보다 보수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

 가채점예측결과와 수시 지원 대학의 합격선이 비슷하거나 또는 정시로는 해당대학에 진학할 수 없다면 비록 기간이 짧지만 대학별고사(논술, 면접, 전공적성, 실기) 대비와 같이 수시합격에 필요한 전형 준비에 노력해야 한다. 이 경우 수시 지원 대학의 최저학력기준 해당 여부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수능 이후 수시 1차에 합격이 확정된 수험생의 경우 정시지원은 불가능하지만 수시 2차와 3차 지원·응시가 가능하다. 따라서 남은 기간 동안 상위권 대학의 수시전형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수시전형에 응시하지 않았거나 지원한 수시전형의 최저학력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수험생은 수능 이후 원서를 접수하는 대학의 모집전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올해의 입시경향에 맞춰 보다 세밀한 정·수시지원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입시 전체의 흐름을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자신의 위치를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최영주 강남청솔학원 양평캠퍼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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