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도 문제? 다코타 패닝의 향수광고 영국이 금지시킨 이유가…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유투브 동영상 캡처.

`동안(童顔)`도 문제될 때가 있다. 할리우드 아역스타 출신 다코타 패닝(17) 얘기다. 그녀가 모델로 등장한 광고가 영국에서 게재 금지 조치됐다. 도발적 배경과 앳된 얼굴이 너무 대조되어서다. 이 광고는 마크 제이콥스가 출시한 향수 ‘Oh, Lola!’이다.

영국 광고기준위원회(ASA)는 9일 "다코타 패닝이 모델로 등장한 광고가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며 금지 이유를 밝혔다. 이 광고에서 패닝은 연분홍 `폴카 닷` 미니원피스를 입고 자기의 앉은 키만큼이나 큰 향수병을 안고 있다. ASA는 “미성년자 모델이 향수병을 다리 사이에 끼고 있는 모습이 성적 흥분을 유발할 수 있다”며 “파스텔 분홍색이 두드러진 도발적 배경과 유독 대비되는 패닝의 앳된 얼굴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패닝을 모델로 발탁한 장본인은 48살의 세계적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다. 그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1955년 소설『롤리타(Lolita)』의 비극적인 여주인공을 연상케하려는 의도에서 패닝을 기용했다.『롤리타』는 주인공 험버트 험버트가 12살의 사춘기 소녀 돌로레스 헤이즈(애칭 롤리타)에게 성적 욕망을 느낀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 유럽의 뛰어난 지성인으로 묘사되는 교수 험버트는 어릴 때 잃은 연인 애너벨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롤리타에게 빠져든다. 어린 소녀에게 품는 성인 남성의 비정상적인 성욕과 위선을 가르키는 `롤리타 컴플렉스(로리콘)`란 단어는 여기서 생겨났다. 1962년 세계적 감독인 스탠리 큐브릭이, 1997년에는 아드리안 라인 감독이 이 소설을 영화화했다.

제이콥스는 향수가 출시된 지난 6월 `우민즈웨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새 향수 광고 모델을 정해야 할 때 마침 최근에 본 영화 `런어웨이`가 생각났다"며 "거기서 패닝이 매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오늘날의 `롤리타`가 될 수 있음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패닝 역시 "제이콥스의 의지가 너무 강력해 수락할 수 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런어웨이`에서 패닝은 `투와일라잇 시리즈(`이클립스`와 `뉴문`)`에서 호흡을 맞춘 `벨라` 역의 크리스턴 스튜어트와 함께 여성 밴드그룹을 만드는 10대 가출소녀 역을 연기했다. 패닝은 지난 6월 노스할리우드 캠벨 홀 사립학교를 졸업하고 최근 뉴욕대학(NYU)에 입학했다. 5살에 데뷔한 이 소녀도 내년이면 공식적인 `성년`이 돼 이번과 같은 논란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이원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