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용석 의원 자아비판?…개인블로그에서 "저의 문제점 인식한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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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성희롱 발언’으로 10일 항소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참회했다. 그는 이날 본인의 성희롱 발언을 최초 보도한 중앙일보 기사 <본지 2010년 7월 20일자 20면>, 중앙일보의 국회 제명안 부결 기사<2011년 9월 1일자 1면>, 1심 판결문 등을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올렸다. 그러면서 "저는 솔직하게 저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습니다"라고 토로했다.

강의원은 이날 ‘강용석의 문제점’이란 게시판을 새로 만들어 글을 올렸다. 오전 10시 52분에 올린 ‘강용석의 성희롱 발언 by 강용석’이란 제목의 글에서 강 의원은 자신의 성희롱 발언을 보도한 중앙일보 기사를 스크랩해 게시했다. 기사 밑에 그는 “‘너부터 반성하라’는 의견이 많아 스스로 반성의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언이나 하고 싶은 말씀, 충고, 비판 등등을 남겨주시면 꼼꼼히 읽고 참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후 6시 14분 중앙일보의 `강용석 의원 국회제명안 부결`기사도 올렸다.

오후 2시 48분에는 지난 5월 1심 판결문 전문을 블로그에 공개했다. 당시 그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강 의원은 “오늘 2심 판결이 있었는데 제가 한 항소와 검찰의 항소가 모두 기각됐으며 2심 판결문을 아직 받지 못했지만 받는 대로 올리겠다”고 썼다.

강 의원은 “‘엽기적 자해’가 아니냐는 보좌진의 지적이 있어 많은 고민을 했다”며 “아무런 오해도 하지 마시고 ‘저는 솔직하게 저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정도로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댓글을 올려주시면 빼놓지 않고 열심히 보겠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저와 편하게 대화한다고 생각하시고 의견을 진솔하게 개진해 주셨으면 한다”며 “2004년에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나와 낙선한 이후로 욕먹는 것에 아주 익숙해서 욕설을 좀 남기셔도 크게 부담가지실 것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강 의원의 글에 블로그를 방문한 네티즌들은 “자아비판? ㅋㅋㅋ” “의원님이 이거 올리셨나요? 북한해킹 아닌가요?” “의원직 상실되기 전에 자진해서 사퇴하시죠” 등의 댓글을 달았다.

강 의원은 지난해 대학생 토론 동아리와의 저녁 자리에서 `아나운서는 모든 것을 다 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아나운서의 명예를 훼손하고 이를 보도한 중앙일보 기자를 `허위사실 유포`라고 무고한 혐의 등으로 같은 해 9월 불구속 기소됐다. 강 의원은 올해 5월 1심 판결에서 유죄를 선고받자 곧바로 항소했다.

하지만 이날 항소심에서도 서울 서부지법 제1형사부는 원심과 같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집행유예 포함)의 형이 확정되면 강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 강의원은 이날 상고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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