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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동력으로 달리는 ‘친환경’ 하이브리드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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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생 하이브리드카 경진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드리븐` 팀원들이 지난 4일 충남 천안 한기대 공학관에서 직접 제작한 하이브리드차량 `Driven No. 12` 를 선보이고 있다. [김진원 기자]

F1 코리아 그랑프리의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달 14일, 충남 천안에서는 또 다른 자동차 경주대회가 열렸다. ‘2011 전국 대학생 하이브리드 자동차 경진대회’ 였다. 최근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젊은 공학도들의 열정과 실력을 겨루는 대회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데,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7년째 주최하고 있는 이 대회가 참가규모도 가장 크고 오래됐다.

올해는 성균관대·서울과학기술대 등 전국 20개 팀이 참가했다. 이들은 직접 제작한 하이브리드카로 연비와 평균속도를 겨루며 F1 못지 않은 명승부를 펼쳤다. 참가자들의 기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향상되고 있다. 2007년 1위 팀의 연비가 휘발유 1리터당 23km에 불과했던 것이 2009년 57.9km, 2010년 64.20km로 좋아진 데 이어, 올해 종합우승팀은 95㎞나 기록했다. 바로 한국기술교육대의 ‘드리븐’팀이다.

지난 4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 공학관에서 ‘드리븐’팀을 만났다. 드리븐은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기계정보공학부 학생들을 주축으로 2005년 처음 만들어진 자동차 연구 동아리(Lap)다. 현재 04학번부터 09학번까지 12명의 학생이 활동 중이다. 전자과 3학년인 김태환(22)군은 유일한 타과생이다. 하이브리드카에서 중요한 부분인 배선을 담당하기 위해 스카우트해온 경우다. 드리븐은 지난 5월 교통안전공단이 주최한 전기자동차대회에서도 공동준우승을 차지한 실력파다.

팀장 연상모(23·3학년)군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전기자동차로 가는 과도기적 자동차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탄소배출을 줄이고 연료비도 아낄 수 있는 하이브리드카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다”며 “이런 매력에 이끌려 여름방학부터 꼬박 4개월 동안 대회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용접파트를 맡고 있는 송재원(21·3학년)군은 “수업이 끝나고 저녁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작업을 했다. 밤을 새는 날도 많았지만 좋은 결과를 얻어서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하이브리드카는 내연 엔진과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엔진을 동시에 장착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존의 일반 차량에 비해 연비와 유해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친환경 자동차를 말한다. 2004년 50대에 불과했던 국내 하이브리드카는 지난해 말 보급대수가 1만6885대에 이른다.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연료비 절감과 세제 혜택을 볼 수 있어 점차 보급대수가 늘고 있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올해 한 해 동안만 1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드리븐 팀이 이번 대회에 선보여 우승을 차지한 차량의 이름은 ‘Driven No. 12’다. 학생들이 12번째로 완성한 차라는 의미다. 길이 2120㎜, 무게 180kg의 차량은 알루미늄 프레임과 폴리카보네이트를 사용해 제작한 1인용이다. 팀원들은 ‘Driven No. 12’의 장점으로 모터와 엔진이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병렬식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했다는 것과 운전 중 이질감이 없는 것을 꼽았다. 이호준(24·4학년)군은 “우리 팀은 특히 가공부분에 뛰어나다. 너클·블라켓·스핑글 등의 부품을 팀원들이 직접 만든다”고 자랑했다.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주행테스트였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연비, 즉 누가 빠르게, 연료를 적게 쓰면서 주행하는가를 겨루는 것이다. 서승규(23·2학년)군은 “주행테스트는 초조함 그 자체였다. 팀원 10여명이 정해진 위치에 서서 스마트폰과 무전기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드라이버와 피트(정비소)에 있는 팀원들에게 현재 상황을 알려주었다”고 말했다.

대회규정상 주행 드라이버도 팀원들이 직접 맡아야 한다. 드라이버는 2종 보통 이상의 운전면허가 있어야 하고, 몸무게·키가 차체에 주는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체격이 작으면서 체력은 좋아야 한다. 팀의 드라이버인 서준원(22·3학년)군은 “F1 경기처럼 하이브리드카 대회에서도 피트인(중간정비)을 하는데, 우리는 이번 대회 엔진구간 주행 중 연료 밸브에 문제가 생겨 피트인을 해 다시 점검을 하기도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대회가 끝난 후에도 팀원들은 수업이 끝나면 매일 연구실에 모여 어떻게 하면 차량성능을 향상시킬지 연구하고 있다. 서준원 군은 “전기차도 계속 발전 중이고, 엔진을 쓰는 일반 차량도 계속 발전해 가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이 두 가지의 좋은 점만 따오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많은 발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 군은 “이제는 굴삭기 같은 대형특수 차량도 하이브리드카가 나오고 있다. 아직은 비싼 가격 때문에 선택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지만 지구와 환경을 생각한다면 꼭 필요한 차다”라며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자부심을 이야기했다. 드리븐 팀은 앞으로 전기자동차 대회 우승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글=손지은 행복동행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전국 대회 종합우승 차지한 ‘Driven No.12’

전국대학생대회 우승팀 ‘드리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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