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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금성 떨어진 아파트 대신 단독에 살련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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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기자]

서울 송파구에 살던 김철민(56)씨는 최근 경기도 남양주 진접지구에 단독주택을 지었다.

대지 면적은 330㎡, 건평은 198㎡. 지하에 영화방이 있는 2층짜리 목조주택이다. 마당에 작은 텃밭과 바베큐장을 뒀다. 2층엔 별도의 테라스를 만들어 화단으로 꾸몄다.

이 집을 짓는 데 들어간 돈은 땅값 3억5000만원과 건축비(3.3㎡당 500만원) 3억원 등 총 7억3000만원. 전에 살던 아파트(전용 84㎡형)를 9억5000만원에 팔아 대출을 갚은 뒤 남은 돈으로 비용을 충당했다.

김씨는 “출·퇴근에 20분 정도 더 걸리지만 아침·저녁으로 꽃 향기를 맡고 주말이면 친구들을 초대해 바비큐 파티를 하며 아주 만족스럽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1980년 전체 주택의 90%에 달했던 단독주택은 2005년엔 전체 주택의 25%로 줄었다. 편리한 아파트에 밀린 것이다.

하지만 홀대받던 단독주택이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다. 2008년 이전 전체 건축 인·허가 주택의 10%에도 못 미치던 단독주택 비율은 올들어 12%를 넘었다.

특히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 용인시 동백지구 등 공공택지에 조성된 단독주택용지에서 단독주택 짓기가 활발하다.

인기 상승에 몸값도 동반 뜀박질

집값도 올랐다. 수도권에선 단독주택 가격이 아파트보다 더 많이 올랐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수도권 아파트 값은 0.6% 오른 데 비해 단독주택은 1.2% 상승했다.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은 주택 공급이 충분해지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쾌적한 나만의 집’을 가지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친환경 주택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상승세가 확 꺾인 아파트 값이 계기가 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의 재테크 매력이 떨어지자 ‘돈 벌기 어렵게 된 답답한 아파트보다 살고 싶은 집에 살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단독주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단독주택을 보존하는 쪽으로 바뀐 정부의 도심개발 정책도 단독주택을 돋보이게 했다. 단독주택 건축기술도 좋아졌다. 동화SFC하우징 등 단독주택전문업체들이 늘면서 새로운 건축기법 개발이 활발하고 수요자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주택 건축이 가능해졌다.

동화SFC하우징 박창배 사장은 “전문업체들이 시공하면 주택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하자 보수 등 입주 후 서비스 질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단독주택 건축비는 3.3㎡당 350만~650만원이다. 전문업체에 전체 공정을 맡기거나 설계·골조·인테리어·섀시 등 분야별로 따로 지을 수도 있다. 공종별로 업체를 선정하면 건축비를 조금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공사기간이 길어지는 단점도 있다.

▲ 최근 단독주택 열풍이 불고 있는 경기도 판교신도시의 단독주택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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