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100만 명 생산운동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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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100만명을 생산한다고? 중국 얘기다. 효자도 '생산'이란 이름으로 계획경제의 범주에 넣는 이상한 발상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효자 100만명 만들기 5개년 계획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중국 교육 당국은 1차로 4~6세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공자와 맹자를 집중 교육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100일 동안 정신 교육을 실시해 이 과정을 통과하면 3년간 추가 교육을 한 뒤 중·고교에서 효자사상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급속한 고도성장과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중국에서는 최근 반인륜적인 범죄가 잇따르자 고육지책으로 나온 처방이다.

후난성에 사는 한 노부부는 아들의 상습적인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공안당국에 신고 했다. 부모를 폭행한 아들은 베이징에서 명문대를 나온 공무원이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용돈을 적게 준다며 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두른 아들이 당국에 붙잡히는 등 패륜범죄가 비일비재하다.

중국 정부는 언론과 사회단체 등을 통해 '100만 효자 생산 계획'을 대대적으로 홍보 중이다. 중국 국영방송은 공익광고를 통해 "효도가 최고의 선행입니다" "부모에게 효도하세요"를 외치고 있다. 또 중국윤리학회는 학교를 돌며 학생들에게 공자와 맹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효심을 국가가 배양할 수 없고, 효자는 대량생산되는 물품이 아니다"며 냉소적인 반응이다.

자식을 작은 황제처럼 키우는 중국에서 '효자 만들기'가 목표달성을 이룰수 있을 것인지 5년 후가 궁금하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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